높이 2.4m. 1997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용산사지 부근에 있으면서 주변 민간에서 미륵불로 신앙되어 왔던 불상이다. 1990년의 함양읍 도시 계획 도로 건설 계획으로 훼손의 우려가 있어 현재의 보림사(寶林寺) 대웅전으로 이안하였다.
소발(素髮 : 민머리)의 머리에는 낮은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얹혀졌다. 타원형의 얼굴은 넓고 큰 편이다.
안면부는 눈이 깊이 파이는 등 마모가 심하여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를 알아보기 어렵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선각(線刻 : 선으로 새김)되었으나 목이 짧아 가슴까지 내려와서 새겨졌다.
좁고 경사진 어깨에는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으로 걸쳤는데 착의법이 매우 특이하다. 양어깨에서 흘러내린 옷자락은 가슴 밑으로 길게 늘어져 배 앞에서 완만한 곡선의 U형 주름을 형성하여, 군의(裙衣 : 下裙)가 보이는 발목까지 흘러내리고 있다.
배에서 시작되는 U형 주름 가장 상부에는 왼쪽 어깨에서 내려온 옷자락이 U형 주름 속으로 들어가 있어 먼저 걸쳐진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어깨에서 내려온 자락은 밖으로부터 속으로 넘어간 것으로 표현되었다. 이 자락 밑으로 오른손을 길게 내려뜨리고 있다.
오른손은 엄지손가락은 보이지 않고 중지와 약지를 구부렸는데 옷자락인지 무엇을 잡고 있는 형상이다. 왼손은 손가락을 편 채 가슴까지 들어 올리고 있다.
현재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光背)는 없으며 대좌는 불신과 한 돌로 조성하였다. 군의 자락 밑에는 양발을 대좌 위에 부조로 표현하였다. 손과 마찬가지로 크고 투박하며 신체와의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신체의 한 부속물처럼 첨부된 느낌이다.
옷주름은 측면에도 처리하였으나 양감을 살리지 않고 면을 판판하게 깎았으므로 불신도 전체적으로 직육면체형을 이루고 있다. 뒷면은 생략하였다. 대좌는 대웅전 마룻바닥에 가려 보이지 않으나 드러난 부분만으로 보면 평면은 방형(方形 : 네모반듯한 모양)이다.
평판적인 신체에 띠 주름으로 형식화된 법의가 입혀지고 두부(頭部)와 불신(佛身)의 비례가 조화롭지 못하며 크고 투박한 손과 발의 표현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지방 양식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