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사 마애약사여래 좌상 ( )

조각 기법을 보면, 자연 암석 위에 고부조(高浮彫 : 높은 돋을새김)로 새겨져 있다. 그리고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이라고 생각되는 원형의 부분은 가는 음각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불신은 고부조로 입체감 있게 표현되어 있으나 연화좌를 포함한 무릎 이하의 조각은 얕은 부조로 간단하게 처리하였다.

불두와 불신의 비례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넓은 어깨와 육중한 느낌의 하체는 불상 전체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다. 머리 위에는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높게 표현되어 있으며, 소발(素髮 : 민머리)의 형태를 하고 있다.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는 커다란 눈과 귀의 표현 등 오관의 비례가 원만하다. 인자하면서도 부드러운 눈의 표현이나 다문 입 등에서 종교적인 자비로움과 엄숙함이 서려 있는 듯하다.

또한 인중의 사실적인 묘사나 양 볼의 부푼 듯한 표현 그리고 이중 턱의 선 처리 등에서 상당한 조각 수준을 엿볼 수 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불신은 어깨가 상당히 넓고 허리는 가는 당당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허리 아랫부분으로 가면서 무릎의 너비가 넓은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착의의 형식은 우견 편단(右肩偏袒 : 오른쪽 어깨가 드러남)으로, 허리 부분에는 군의(裙衣)의 매듭 띠가 표현되어 있다. 왼쪽 어깨 위를 덮고 있는 의습(衣褶 : 옷주름)은 상당히 두꺼운 느낌이나 나름대로 유려하게 처리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결가부좌하고 있는 다리 위에 덮여 있는 의습의 표현 역시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의습 사이로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 왼발이 살짝 드러나 있다. 대좌 표현은 조각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지 연판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조각 역시 불신에 비하여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

불상의 수인(手印)을 비롯한 형식은 통일신라시대 8세기 후반 9세기 전반에 유행하던 도상이다. 대표적인 기년명 조상으로는 835년(흥덕왕 10)에 조성되었다고 생각되는 경주남산윤을곡마애약사여래좌상(慶州南山潤乙谷磨崖藥師如來坐像)이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이 불상 역시 8세기 후반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당당한 자세나 힘 있는 조각 기법으로 미루어 보아 9세기에 조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아울러 당시 경주지방에서 유행했던 항마촉지인 약사여래좌상의 형식이 안동 지역에까지 전래되어 유행되었던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예라도 하겠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마애불상의 오른편 바위에 보살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존상의 무릎 아랫부분에서 확인된 것으로, 원래는 삼존의 형태로 조성할 계획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옥산사 마애약사여래 좌상 (玉山寺 磨崖藥師如來 坐像)

옥산사 마애약사여래 좌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