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훈(李石薰)이 지은 중편소설. 1933년 6∼12월에 ≪신동아 新東亞≫에 연재되었다. 1936년에는 같은 이름으로 초기의 단편소설들을 모아 한성도서주식회사(漢城圖書株式會社)에서 창작집을 간행하였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부터 작가로서의 문단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당시 사회에 널리 확대되기 시작한 ‘브나로드운동’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요소를 함께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정철(鄭哲)은 동경에 유학중 경제적인 고통과 함께 신경쇠약으로 몸이 약해져 귀국하게 되나, 동경에서 가까이 지냈던 여인을 못 잊어 한다. 어버이의 완강한 반대로 그 여인과의 혼인을 포기한 채, 아버지가 살고 있는 섬마을로 들어가게 된다.
가난과 무지 속에 살고 있는 섬사람들의 생활상을 본 주인공은 스스로 자신의 고뇌를 딛고 일어나 그곳에 야학을 개설하게 되어, 많은 동조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은 섬마을의 순진한 처녀 ‘보패’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꿈꾸게 되지만, 아버지에게 그 사실이 알려져 다시 섬에서 쫓겨나게 된다. ‘보패’와 함께 섬마을을 떠나는 주인공은 육지에 닿으면 다시 가난한 농촌을 찾아가서 자신들이 하여야 할 일을 설계한다.
이 작품은 식민지시대 농어촌의 가난한 생활상을 그려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주와 선주(船主)들의 횡포와 도덕적 타락상을 고발하고자 하는 작가의식도 함께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