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 규범집』은 1966년 6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직속 국어사정위원회에서 낸 북한의 어문 규정집으로, 사회과학원 출판사에서 간행한 것이다. 이 규범집은 김일성이 1966년 5월 4일에 북한 언어학자들과 가진 담화 이후에 나온 것이다. 이것은 『조선어 철자법』(1954)을 개정한 것이며, 이후 1987년과 2010년에 또다시 개정되었다. 2016년 현행 『조선말 규범집』은 2010년 것이다.
『조선말 규범집』(1966)은 본문 64쪽으로 이루어져 있다. “글을 쓰고 말을 하는 데서 지켜야 할 온갖 규범들을 과학적으로 더욱 정밀화하는 것은 매우 큰 의의를 가진다.”라고 하면서 “이 규범집은 맞춤법, 띄여쓰기, 문장부호법 및 표준발음법과 관련된 규범들을 더욱 정밀화한 규정을 담고 있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이 규범집이 나감과 함께 『조선어 철자법』(1954)은 쓰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기존의 ‘조선어 철자법’이라는 명칭으로는 이 네 가지 내용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조선말 규범집’으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조선말 규범집』은 ‘맞춤법, 띄여쓰기, 문장부호법, 표준발음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띄어쓰기를 특별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북한에서는 또한 문장 부호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남한의 『한글맞춤법』(1988, 2014)에서는 문장 부호를 부록으로 다루고 있을 뿐인데,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에서는 4대 어문 규정 가운데 하나로 다루고 있다. 『조선말 규범집』에 들어 있는 ‘표준발음법’은 남한보다 12년이나 먼저 공식 어문 규범으로 넣고 있어서 주목된다. 북한에서 화술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이렇게 일찌감치 발음을 어문 규범에서 다루고 있다.
『조선말 규범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맞춤법’이다. 총칙과 7장으로 되어 있고 분량은 22쪽이다. 맞춤법의 핵심인 총칙에서 “1. 맞춤법은 단어에서 뜻을 가지는 매개의 부분을 언제나 같게 적는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하여 맞춤법의 형태주의 원칙을 못 박아서 제시하고 있다. ‘띄여쓰기’는 총칙과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은 24쪽이다. 총칙에서 “단어를 단위로 하여 띄여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자모를 음절 단위로 묶어쓰는 특성을 고려하여 특수한 어휘 부류는 붙여쓰기로 한다.”라고 단어 단위로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경우에 따라서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문장부호법’은 총칙과 19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은 12쪽이다. 점( . ), 두점( : ), 반두점( ; ), 반점( , ), 의문표( ? ), 감탄표( ! ), 이음표( - ), 풀이표( ― ), 줄임표( … ), 인용표( 《 》, 〈 〉 ), 괄호( ( ), [ ] ), 밑점( ... ), 숨김표( ○○○ ), 같음표( 〃 ), 물결표( ∼ )의 용법과 예시를 들고 있다. ‘표준발음법’은 총칙과 11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은 16쪽이다. 총칙에서는 “표준발음법은 현대 조선말의 여러 가지 발음들 가운데서 조선말 발달에 맞는 것을 가려잡음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당시 남한에서는 표준발음법이 따로 있지 않았었는데, 북한에서 이것을 어문 규범 안에 들여온 것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