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李升鎭)에 의하여 편집·간행되었으나 간행연도는 미상이다. 권두에 정범조(丁範祖)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이지형(李之珩)의 발문이 있다.
24권 18책. 목판본. 규장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9에 시 1,232수, 권10에 부(賦) 4편, 여문(儷文) 7편, 상량문(上樑文) 7편, 권11·12에 소 28편, 권13에 서(書) 19편, 권14·15에 제문 31편, 비명(碑銘) 4편, 지(誌) 10편, 권16에 묘지 12편, 묘갈 4편, 권17에 묘갈 10편, 음기(陰記)·시장(諡狀) 각 1편, 행장 3편, 권18에 행장 4편, 축문 6편, 애사(哀辭) 5편, 권19에 서(序) 31편, 권20·21에 기(記) 32편, 발(跋) 6편, 변(辨) 4편·전(傳) 5편, 권22에 논(論) 11편, 주(奏) 1편, 권23에 찬(贊) 1편, 명 3편, 설 3편, 잡저 31편, 권24에 부록으로 가정견문록(家庭見聞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가 방대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저자가 시에 상당히 주력했음을 보여준다. 대체로 시의 성격은 청일(淸逸: 맑고 속되지 아니함)하면서도 유려(流麗: 글이나 말이 유창하고 아름다움)하다고 평가된다. 그 가운데 「양양대제곡(襄陽大堤曲)」·「강남곡(江南曲)」·「금강사(錦江詞)」 등은 문학적 역량을 과시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선도(尹善道)의 애기(愛妓)였던 조생(趙生)을 주제로 윤선도의 운(韻)에 맞춰 지은 것, 덕원(德源)의 기생 월중매(月中梅)를 조롱한 것, 기생 옥화(玉花)의 가야금 솜씨를 찬양한 것 등은 서정과 낭만이 두드러져 이헌경의 풍류기질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의한궁사(擬漢宮詞)」 16수는 중국 한나라 궁녀들이 겪는 애환을 읊은 궁원시(宮宛詩)로 성당(盛唐)의 시풍을 연상시킨다.
여문(儷文)은 주로 상산사호(商山四皓: 진나라 말년의 전란을 피하여 상산에 은거한 네 사람. 동원공(東園公)·하황공(夏黃公)·녹리선생(甪里先生)·기리계(綺里季)·항우(項羽) 등 중국의 고대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소재로 문학성을 가미하여 사륙변려체(四六騈儷體)로 엮은 작품들이다.
소 가운데 「왜인예단삼료소(倭人禮單蔘料疏)」는 당시 일본과의 중요 교역물이었던 인삼의 국내 수매 과정에서 공인(貢人)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여러 가지 부정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건의한 내용이다.
서(書) 가운데 이병연(李秉延)에게 준 서찰에서는 장주(莊周)·사마천(司馬遷)의 문(文)과 이백(李白)·두보(杜甫)의 시에 관한 분석, 자신의 문학이론을 포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안정복(安鼎福)에게 보낸 서찰 가운데에는 천주교를 강력히 배척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논은 「예악론(禮樂論)」·「춘추론(春秋論)」·「이세론(理世論)」·「이적론(夷狄論)」 등 주로 치국경세(治國經世)에 관한 논술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