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원은 예천 고평(高坪)의 향반 거제반씨로서 당시 예천 일대에서 문장으로 이름이 높았던 선비였다.
그는 예천에 설치된 집강소의 양향도감(糧響都監)으로 동학농민군 진압에 직접 참여하여 목격한 사실을 상세하면서도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갑오척사록은 「예천군척사록서(醴泉郡斥邪錄序)」·「예천군척사록집강소일기(醴泉郡斥邪錄執綱所日記)」·「부록 북삼면사림통향교문 유생등정본군문(附錄 北三面士林通鄕校文 儒生等呈本郡文)」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중심되는 내용은 집강소 일기이다. 당시 설치된 집강소 조직에는 좌목(座目)의 하나로 일기유사가 있었다. 이 일기유사가 매일매일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한 내용이 갑오척사록의 기본자료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오척사록에는 1894년 3월이후 예천 농민군의 동향, 농민군의 대지주(對地主) 투쟁, 7월의 보수집강소의 설치와 조직, 약조(約條), 8월 28일 읍내공방전, 보복, 부병(部兵)의 상주파병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1894년 동학농민전쟁기 한 지역의 사례로는 가장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간 전혀 알려지지 아니한 경상도 북부지역 동학농민전쟁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