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는 순천읍지(順天邑志)인 『승평지(昇平志)』를 읽고 읍지에 기록된 천여 년의 상세한 사적을 알게 됨을 기뻐하였다. 그러나 옛날의 사실은 상세하지만 당시의 사적은 자세하지 못하고, 숨겨진 미행(美行)이 전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보고 들은 좋은 말과 착한 행적을 해동악부체에 의거해서 제목별로 나누어 시가를 짓고 ‘강남악부’라 한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서 순천부를 소강남(小江南)이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강남악부’라 한 것이다. 해동악부체는 서문에서 “우리의 악부가 휴옹(休翁: 沈光世의 호)에게서 이어져온다.”고 기록된 것으로 추정하면 심광세(沈光世)의 『해동악부(海東樂府)』를 말한 것으로 보여진다. 『강남악부』는 5·7언장단구로 이루어져 있고 전편은 152수로 되어 있다.
12수는 고려시대의 사실을 노래했다. 조선시대에서는 역대 왕조별로 서술하였으며 하한선은 영조 때로 정하였다. 영조의 사실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하나하나가 서(序)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시제 다음에는 반드시 역사적인 사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방식만으로도 당시의 지방문물사의 소임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악부문학이 역사적 사실을 시로 읊고 있기 때문에 시의 내용은 서사성이 강한 것이 일반적이다. 『강남악부』에서는 한 지방의 숨은 사적을 되도록 사실에 충실하면서 시화하고, 시가 가지고 있는 운율성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서사성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소재는 당시 사회윤리에서 행동규범의 최우선으로 삼은 효와 열을 많이 다루고 있다. 이것은 지방의 미풍을 되도록 널리 오래 보존하려는 작자의 권계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충에 대한 언급이 적은 것은 한 지방의 문화에 국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