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에서 전래된 고구려춤의 하나.
서역의 영향이 많았던 당나라에서 성하던 악무(樂舞)의 하나로, 고구려에 전래되어 고구려의 대표적인 춤이 되었다. 단안절(段安節)이 ≪악부잡록 樂府雜錄≫에, 당대의 악무로 건무·연무(軟舞)·자무(字舞)·화무(花舞)·마무(馬舞) 등의 다섯을 들고 있다. 건무 중에는 능대(稜大)·아련(阿連)·자지(柘枝)·검기(劒器)·호선(胡旋)·호등(胡騰)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에서 호선·호등·자지 등은 이란풍의 무용이며, 호선무는 원래 강국(康國, Samarkand)·미국(米國, Maimurg) 등 소구드(粟特, 識匿, Sogud) 여러 나라의 특기(特伎)로 백거이(白居易)와 원진(元稹)의 <신악부 新樂府>에도 호선무를 읊고 있다.
자지무는 호등무와 마찬가지로 석국(石國, Tashkent)에서 나온 춤으로 무용을 시작할 때 각각 연꽃 속에서 나와 춤을 시작하는 것이 우리의 <연화대무 蓮花臺舞>와 같으며, ≪문헌비고≫에도 <자지무>와 <연화대>가 같은 계열임을 말했고, 그것이 조선시대까지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구려의 건무와 기타 서역의 악무는 통일 후의 신라악으로 집성된 삼국악에 많이 포함되었다. 신라 오기(五伎)의 월전(月顚)·속독(束毒)·산예(狻猊)와 같은 것이 그 한 예이다.
특히 속독무는 소구드의 여러 나라에서 전래하여 고구려가 받아들인 건무의 일종인 호선·호등무와 같은 빠른 템포의 춤의 여풍(餘風)을 보여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무의 씩씩하고 빠른 템포의 영향은 해서탈춤의 대표격인 <봉산탈춤>에도 보여, 모닥불 위를 넘어뛰며 장기를 자랑하는 도무(跳舞)로 남아 있다. 남부지방의 경우에도 <수영야류 水營野遊>의 말뚝이춤과 <동래야류 東萊野遊>의 말뚝이춤은 매우 활발한 남성적인 건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