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문집인 『목은집(牧隱集)』에 수록되어 있다. 7언 36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려 구나행사(驅儺行事)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민속연구의 주요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제1구에서 제14구까지 전반부에서는 가면을 쓴 창사(倡師)와 12지신, 진자(侲子, 아이 초라니)들이 등장하여 역귀를 쫓는 종교적 행사인 구나를 읊었고, 제15구부터 제28구까지 후반부에서는 구나가 끝나고 여러 연희자가 입장하여 상연하는 가무백희(歌舞百戱)를 읊었다.
즉, 오방귀무(五方鬼舞)와 같은 제무(祭舞)와 불 토하기[吐火]와 칼 삼키기[呑刀]의 기기(奇伎), 서역호인놀이(西域胡人戱), 화교(華僑)의 답교놀이, 신라 이래의 처용무(處容舞)와 여러 짐승의 탈을 쓰고 추는 춤(百獸舞) 등이 그려져 있다.
특히, 이 시의 전반과 후반을 비추어 볼 때 나례행사가 점차 역귀를 쫓는 종교적 의식보다는 관중을 즐겁게 하는 구경거리, 즉 가무백희에 비중을 두게 되고, 그 결과 나례가 나희(儺戱)로 변모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중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