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필사본. 저자가 1720년(숙종 46) 동지사 겸 정조성절진하(冬至使兼正朝聖節進賀)의 정사로 부사 이교악(李喬岳), 서장관 조영세(趙榮世)와 함께 청나라에 다녀와서 기록한 것이다.
다른 사행록이 대부분 일기체로 되어 있으나, 이 책은 날짜를 명기하지 않고 사건들만 순서대로 적었다. 사행한 해를 넣어 서명으로 한 것은 12년 뒤에 다시 사은사 정사로 다녀와 『임자연행잡지(壬子燕行雜識)』를 썼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기 위함인 듯하다.
상권은 출발에서부터 중국 연경(燕京)에 도착하여 사행을 마칠 때까지, 하권은 연경을 출발하여 귀국할 때까지의 기록이다. 이 사행은 원래 동지에 출발하게 되었으나, 성절진하를 겸했기 때문에 정조에 입연(入燕)하였다.
내용은 산천의 형승에서부터 사관(寺觀)·고적 등에 대한 기록이 많고, 그곳에서 본 시문(詩文)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소감을 술회하였다. 또, 청나라 사람들의 음식·의복·상장(喪葬) 등 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한인(漢人)의 제도와 대조하여 재미있게 서술하였다.
청나라의 황제에 대한 예의를 간략히 하고자 애쓰기도 하고 지나친 사치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융성한 문물에 대해서는 크게 압도된 태도를 보여준다. 하권 끝에는 연경 왕복 소요 일수를 통계 내어 구매한 책을 소개하였는데, 『책부원구(冊府元龜)』 등 50종이며, 서화(書畵)는 탑본(搨本) 6건을 포함하여 모두 10건이다.
다른 연행 기사들과 아울러 중국의 제도와 문물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저자의 문집 『도곡집』에 실려 있는 것을 1962년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연행록선집(燕行錄選集)』 하권에 수록하여 영인, 출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