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권 5책. 목판본. 1934년 민달호(閔達鎬)에 의하여 편집, 교정, 간행되었으나, 서문과 발문이 없어 그 경위는 자세하지 않다. 규장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2에 시 299수, 권3·4에 차(箚) 1편, 계(啓) 1편, 서(書) 119편, 권5·6에 잡저 4편, 서(序) 24편, 기(記) 22편, 권7·8에는 발(跋) 16편, 명(銘) 1편, 상량문 10편, 제문 20편, 권9∼11에 행장 9편, 전(傳) 1편, 비(碑) 5편, 묘갈 29편, 묘표 17편, 그리고 권12는 부록으로 가장(家狀) 1편, 행장 1편, 묘갈명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는 저자가 사간원사간(司諫院司諫)으로 있을 때 외세의 핍박이 날이 갈수록 격심해지는데도 대신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자, 이것을 과감히 물리치고 나라의 힘을 모아 비상시국에 대처해야 한다는 자기의 소신을 밝힌 것이다.
잡저 중에서 「관동기행략(關東紀行略)」과 「위해기행(蝟海紀行)」은 그가 관직에서 물러나 명승고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적은 기행문이다. 「관동기행략」은 1876년(고종 13) 2월 서울을 출발하여 포천-철원-김성(金城)-회양(淮陽)을 거쳐 단발령(斷髮嶺)을 넘어 금강산을 두루 구경하고, 다시 고성(高城)-통천(通川)-강릉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 47일간의 여행기록이다.
「위해기행」은 1888년 4월 서울을 출발해 운봉(雲峰)-대방성(帶方城)-적성강(赤城江)-담양 등지를 거쳐 부안 앞 바다에 있는 위도(蝟島)를 두루 돌아보면서 그간 육로와 해로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물을 묘사한 것이다.
서(書) 가운데 「상노사선생서(上蘆沙先生書)」와 그 문목(問目)은 그의 스승인 기정진(奇正鎭)에게 의문나는 사항을 질문한 것으로, 처세와 예설에 관한 논술이다. 동문이자 친구간인 조성가(趙性家)·정재규(鄭載圭) 사이에 내왕한 서한은 경전(經典)·이기설(理氣說)에 관한 논술로, 이기설은 기정진의 학설을 예로 들어 이선기후(理先氣後)가 원칙이지만, 유행(流行)함에 따라서는 기형이구(氣形理具)가 된다는 논술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