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지산동 44호분 ( )

선사문화
유적
국가유산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에 있는 삼국시대 대가야 지배층의 여러널무덤. 다곽분.
이칭
이칭
고령 지산동 고분군
국가문화유산
지정 명칭
고령 지산동 고분군(高靈 池山洞 古墳群)
분류
유적건조물/무덤/무덤/고분군
지정기관
국가유산청
종목
사적(1963년 01월 21일 지정)
소재지
경북 고령군 고령읍 지산리 산8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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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에 있는 삼국시대 대가야 지배층의 여러널무덤. 다곽분.
개설

고령군의 서편에 위치한 주산(主山)의 남쪽 능선상에 대규모 고분군이 있는데, 그 중 최대형 · 최고위계(最高位階)의 고분이 바로 44호분이다. 1977년 12월 경북대학교박물관에 의해 발굴 조사되었다. 외형은 지름 25∼27m의 약간 동서로 긴 타원형이고 봉토의 높이는 남쪽 둘레돌〔護石〕 기단에서 6.0m, 북쪽 둘레돌 기단에서 2.0m이다. 내부구조는 동일 평면상에 대형 돌방〔石室〕 3기를 한복판에 두고 주변에 소형 돌덧널〔石槨〕32기를 배치한 여러널무덤〔多槨墳〕이다.

내용

전체의 외곽에 할석을 1∼3단 쌓은 타원형의 둘레돌을 돌리고 있다. 이 대형의 무덤은 동일 평면상에 한 개의 커다란 돌방을 중심으로 여러 돌덧널을 계획적으로 배열하였다. 봉토의 단면상에는 후대의 교란없이 일관된 판축층위(版築層位)가 나타났다. 또한 돌방 · 돌덧널에서 출토된 껴묻거리 간에는 형태상 차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3개의 돌방 중 으뜸방과 그 남쪽 돌방은 장축방향을 나란히 동남∼서북으로 설치하고, 서쪽 돌방은 으뜸방의 서북쪽 끝에 으뜸방과 직교(直交)하도록 배치하고 있다. 세 돌방은 모두 암반을 깊게 파고 네 벽을 할석으로 쌓은 구덩식 구조〔竪穴式構造〕로 커다란 판상석(版狀石) 6∼12매를 잇대어 뚜껑으로 덮었다. 으뜸방은 길이 9.4m, 너비 1.75m, 깊이 2.1m의 규모로 돌방 중에서는 가장 크고, 또 묘역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주인공이 안장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교란된 돌방 내부로부터 출토된 유물은 뚜껑있는 굽다리접시〔有蓋高杯〕를 비롯하여 목항아리 · 그릇받침있는 손잡이달린 작은 항아리〔有臺把手付小壺〕 · 뚜껑있는 접시〔蓋杯〕 · 등잔 · 구멍있는 아가리 넓은 작은 항아리〔有孔廣口小壺〕 등의 토기류, 철제 긴칼 · 장도(粧刀) · 철창〔鐵模〕 · 철도끼〔鐵斧〕 · 철화살촉 등의 무기류, 복발형(伏鉢形)투구 · 말안장 · 발걸이 · 타원형재갈멈추개 · 말띠드리개 · 띠고리 등의 마구류, 경옥제대롱옥〔管玉〕 · 비취곱은옥 · 마노제다면옥(瑪瑙製多面玉) · 유리구슬 · 요패지석(腰佩砥石) 등의 꾸미개류, 기타 청동합 · 패각기(貝殼器) · 꺾쇠 · 관못〔棺釘〕 등이 있다. 특히 돌방의 동남쪽 짧은 벽 아래에서는 순장인골(殉葬人骨)이 출토되었다.

다른 두 돌방은 규모에 있어 으뜸방보다 훨씬 작고 껴묻거리의 종류도 목항아리 · 그릇받침〔器臺〕 등의 토기류에 한정되어 있어서 주인공을 위한 껴묻거리방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두 돌방에서도 한 구석에서 순장된 것으로 보이는 인골이 나왔다. 규모는 서쪽의 돌방이 길이 5.7m, 너비 1.7m, 깊이 1.8m이고, 남쪽의 돌방이 길이 5.1m, 너비 1.3m, 깊이 1.85m이다.

돌방 주변의 돌덧널들은 돌방벽의 상단과 높이가 같도록 바닥을 다듬은 후에 축조하였으며, 돌방 북쪽에 부채살 모양으로 병렬 배치하거나 돌방을 원주상으로 둘러싸게 하여 의도적인 배열상을 보이고 있다. 돌덧널은 축조재료에 의해 네 벽을 얇은 판석으로 짠 것(10기), 할석만으로 쌓은 것(2기), 판석과 할석을 함께 써서 축조한 것(6기) 등의 세 유형으로 나뉜다. 그 어느 것이나 뚜껑돌로는 커다란 판상석 여러 매를 잇대어 덮고 있다. 규모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부분이 길이 3m 이하로, 2m 미만이 19기, 2∼3m 11기, 3m 이상은 2기뿐이다. 그러나 너비와 깊이는 거의 비슷해 각각 50㎝를 넘지 않는다.

껴묻거리의 종류와 수량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경우에 따라 긴 칼과 철화살촉(제11호 돌덧널) 혹은 마구류 일괄(제25호 돌덧널)을 껴묻거리로 넣은 것도 있다. 토기류에는 목항아리 · 뚜껑있는 굽다리접시 · 그릇받침있는 손잡이 달린 작은 항아리 · 단지 · 뚜껑있는 접시 · 두귀달린 사발〔兩耳付鉢〕 등이 있으나, 앞의 세 가지가 대체로 한 벌을 이루고 있다. 그 밖에 장도(粧刀)와 순금제 귀고리 · 금반지 · 금동반지 · 은반지 · 청동반지 등의 꾸미개류나 가락바퀴〔紡錘車〕 등이 드물게 보이고 있다.

특징

이들 32기의 돌덧널에는 대부분 한 널에 1인이 매장되어 있었으나, 그 중에는 2인을 합장한 것도 4기나 있었다. 2인이 합장된 경우도 몸을 정반대 방향으로 하여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한 것, 정반대 방향으로 완전히 포개지도록 한 것,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합장한 것 등 여러 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합장인의 성별 · 연령을 보면, 20∼30대 성인남녀를 합장한 것, 30대 남성과 8세 정도의 여자아이를 합장한 것, 9∼10세 정도의 여자아이만을 합장한 것 등 합장양상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다.

이와 같은 매장양상은 돌방을 중심으로 한 주변 돌널의 배열상이나 돌방 · 돌덧널 피장자를 동시에 매장했던 사실로 보아 돌덧널 피장자의 성격이 순장자임을 명확히 드러내 준다. 아울러 이 무덤의 주인공은 대가야시대의 지배계급에 속하는 사람임을 말해준다.

한편 44호분에는 일부 외래계 유물이 발굴되었다. 주요 외래 유물로는 등잔(燈盞)이 있는데, 그것은 나직한 굽에 구연이 외반하는 잔으로 구연부 바깥쪽으로 돌출한 두 개의 선 밑으로 까만 그을음이 2/3정도 있다. 가야계 토기 형태에서는 볼 수 없는 기형의 잔으로서 백제나 중국계 기형이다. 또한 44호분에서 출토된 동완(銅盌)은 무령왕릉 출토의 동완과 대비되는데, 이런 류의 동완은 백제산으로 파악하기도 하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의의와 평가

고령지산동고분군에서 45호분과 더불어 44호분을 가장 늦은 시기로 편년하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 시기에 고령의 대가야식 묘제와 토기양식이 낙동강 서안일대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는데, 이를 두고 대가야의 주축이 된 가야연맹의 결성 혹은 대가야 세력의 확산이라고 하는 견해가 있다.

44호분은 고령지역에서 최대형급에 속하는 것으로 대가야의 전성기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고, 32∼35호분 등의 중형분의 확대발전형으로 중형분의 연대보다 약간 늦은 시기인 5세기 후반 내지 6세기 초반의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그 전대에 있었던 순장풍습이 더욱 성해져 44호분과 같은 대형의 경우는 32명 이상의 순장자를 희생시킬 정도의 정치력, 경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6세기 초가 되면 공주지역의 백제와 신라 사이에 군사적 각축전이 낙동강 상류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데, 그 당시의 백제의 영향 하에 고령의 대가야에는 횡혈식 석실분과 같은 새로운 형식이 소개되어 일부 채용된다. 그러나 6세기 후반(562년)에는 대가야가 신라에 병합됨으로써 그 지배층의 분묘인 수혈식 석실분이나 횡혈식 석실분 등의 대형분의 축조는 소멸된다.

참고문헌

『고령지산동고분군』(계명대학교박물관, 1981)
『대가야고분발굴조사보고서』(고령군, 1979)
『대가야 고분 발굴 조사 보고서』(경북대학교 박물관, 1978)
「대가야고분의 편년 검토」(김두철, 『한국고고학보』제45집, 2001)
「대가야 묘제의 편년연구 ·고려 지산동 고분을 중심으로·」(김종철, 『한국학논집』9집, 1982)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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