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법주(甘露法主)인 보월거사 정관이 1872년부터 1875년에 걸쳐 7처(處) 11회(會)의 묘련사(妙蓮社) 법회에서 설법한 법문을 모은 책이다. 관세음보살의 신묘(神妙)한 영응(靈應)의 시현(示現)으로 대중을 구제하는 감로(甘露)가 될 법문을 모았다.
1872년 11월 삼각산(三角山) 감로암(甘露庵)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묘련사결사(妙蓮社結社)가 결성되었다. 묘련사결사는 『법화경』과 관음신앙(觀音信仰)에 의거하여 실천성이 강한 모임을 주도하였으며, 4년에 걸쳐 일곱 군데에 법단(法檀)을 설치하여 열한 번 대중을 위해 설법하였다. 보월거사 정관이 설법한 내용을 모아 1878년 경기도 양주 감로암에서 보광거사(葆光居士) 보원(普圓)·인담거사(印潭居士) 성월(性月)·해월거사(海月居士) 성담(性湛)·현허거사(玄虛居士) 자운(慈雲) 등이 공동으로 편찬·간행한 것이 『관세음보살묘응시현제중감로(觀世音菩薩妙應示現濟衆甘露)』이다.
4권 2책. 목판본. 『한국불교전서』 제11책에 수록되어 있다.
전체 10품으로 구성되는데, 「고해자우품(苦海慈雨品)」제1, 「십종원신품(十種圓信品)」제2, 「보광연화품(普光蓮花品)」제3, 「일체원통품(一切圓通品)」제4, 「여시게찬품(如是偈讚品)」제5, 「묘현수기품(妙現授記品)」제6, 「반본환원품(返本還源品)」제7, 「무진방편품(無盡方便品)」제8,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제9,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제10이다.
본서에는 묘련사결사의 내용이나 활동기간, 장소, 참여인원 등이 대략적으로 밝혀져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관음사상을 화엄사상이나 선사상, 반야사상, 정토사상과 연결하여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관음신앙을 통해 종교적 세계를 체험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철학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 후기 거사불교의 한 측면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월창거사(月窗居士) 김대현(金大鉉) 등이 주로 선사상에 의거한 거사불교를 일으켰다면, 본서는 『법화경』과 관음신앙에 의거한 것이다. 특히 묘련사결사의 구성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역사학적으로도 중요한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