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본말오중 ()

불교
문헌
『대승기신론』을 바탕으로 번뇌의 생성과 소멸에대하여 설명한 불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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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대승기신론』을 바탕으로 번뇌의 생성과 소멸에대하여 설명한 불교서.
개설

저자는 알 수 없으며, 문헌의 성격도 확실하지 않다.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대승기신론』의 본말오중(本末五重)에 대해 설명한 부분, 십이연송(十二緣頌)과 청량화상게(淸凉和尙偈)를 인용하여 번뇌의 발생과정을 설명한 부분, 사대(四大)·오온(五蘊)·교판(敎判) 등의 용어를 해설한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서지적 사항

목판본으로 불분권 1책이다. 1582년(선조 15)에 전라도 담양의 용천사(龍泉寺)에서 간행되었다. 말에 간기와 시주질이 있다. 『한국불교전서』 제12책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본문의 내용으로 보아 저자는 법장(法藏, 643∼712)과 종밀(宗密, 780∼841)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화엄사상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 분류는 되어 있지 않은데, 내용은 크게 3부분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대승기신론』에서 염법(染法)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한 본말오중에 관해 해설한 부분이다. 본말오중은 원래 법장의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와 종밀의 『원각경약소(圓覺經略疏)』 등에 나오는 내용으로, 본서에서도 그에 근거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본말오중이란 모든 중생의 본원인 일심(一心)에서 번뇌가 발생하는 과정을 5단계로 설명한 것이다. 즉, “오직 일심이 모든 중생의 근본이다[初 唯一心爲本源] → 일심에 의지해서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의 이문(二門)을 연다[二 依一心開二門] → 심생멸문에 의해서 각의(覺義)와 불각의(不覺義)의 이의(二義)를 밝힌다[三 依後門明二義] → 불각의에 의해서 삼세(三細)의 번뇌를 낳는다[四 依後義生三細] → 현상(現相)에 의해서 육추(六麤)를 낳는다[五依最後生六麤]”이다.

둘째, 십이인연설(十二因緣說)을 통해서 번뇌가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의보살(淨意菩薩)이 지은 『십이연론송(十二緣論頌)』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煩惱初八九 業二及與十 餘七說為苦 三攝十二法 從三故生二 從二故生七 從七復生三 是故如輪轉” 다음으로 청량징관의 게송을 인용하여 번뇌를 소멸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게송은 정작 징관의 저술에는 나오지 않고 진수정원(晋水淨源, 1011∼1088)의 『화엄보현행원수증의(華嚴普賢行願修證儀)』 등에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게송은 모두 불교의식에서 잘 창송(唱誦)되는 것이므로, 본서가 의식에 필요한 사항을 적어놓은 실용서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셋째, 사대·오온·육바라밀(六波羅蜜) 등 불교용어를 해설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주목되는 것은 천태(天台)의 사교판(四敎判)과 화엄(華嚴)의 오교판(五敎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천태의 사교판인 장교(藏敎)·통교(通敎)·별교(別敎)·원교(圓敎)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에서도 저자가 화엄사상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서의 또 다른 특징은 본말오중·십이인연역명유지(十二因緣亦名有支)·참회수운역순십심(懺悔須運逆順十心)이라는 3개의 도(圖)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 점과 현토(懸吐)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의의와 평가

『기신본말오중(起信本末五重)』은 여러 내용이 섞여 있어 문헌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 또한 저자는 중국 당대(唐代)의 화엄사상가인 법장과 종밀의 영향을 받아 화엄사상에 기반하여 이 책을 저술하였다. 그러나 나름대로 독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조선 중기 불교사상의 동향을 엿보게 한다.

참고문헌

『기신본말오중(起信本末五重)』
『한국불교전서』제12책(동국대학교 한국불교전서편찬위원회, 동국대학교출판부, 1996)
「법장의 화엄성기사상 연구」(박채숙,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8)
집필자
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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