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예문(觀世音菩薩禮文)』은 고려 말에 편집된 불교 의례서이다.
『관세음보살예문』은 1권으로 되어 있는 목판본이다. 고간본(古刊本)으로는 영락 연간(永樂年間, 1403∼1424) 발간본, 천순 임오(天順壬午, 1462) 발간본, 성화19(成化十九, 1483) 발간본 등이 있다. 이 중 1462년 발간본은 세조(世祖) 때 간행된 『육경합부(六經合部)』에 수록된 것을 별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판본은 조선 초 무신 성달생(成達生, 13761444)의 글씨를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의 판본들은 국립중앙도서관, 고려대학교 도서관, 울산광역시 울주군 양덕사 등에 소장되어 있다. 문헌이 만들어진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본 예문에 주석서로 고려 말의 승려인 혜영(惠永, 12281294)의 『백의해(白衣解)』가 전해지고 있으므로 고려 말기에는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관세음보살예문』은 십악참회(十惡懺悔) 의식에 필요한 의식문으로 밀교, 정토, 관음신앙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礙大悲心陀羅尼經)』의 대비주(大悲呪)를 중심으로, 송나라 소식(蘇軾)의 누이인 예랑(禮娘)이 지은 『관음보살찬사(觀音菩薩讚詞)』 등 여러 문헌이 섞여 있다.
내용은 참회 의식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 먼저 나무원통교주관세음보살(南無圓通敎主觀世音菩薩) · 나무도량교주관세음보살(南無道場敎主觀世音菩薩) · 나무원통회상불보살(南無圓通會上佛菩薩)을 부른 뒤,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을 하고 모든 부처와 보살에 대한 청사(請詞)와 관음청사를 한다. 관음청사를 할 때는 세 차례에 걸쳐서 관음보살이 도량에 임해 줄 것을 청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예배한다. 이어 사생육도(四生六途)의 중생이 지은 죄를 참회한다. 참회사가 끝나면 다시 관음찬을 한 구절씩 부르고, 게송은 범패(梵唄)로 가영(歌詠)한 뒤, 관세음보살 멸업장진언(滅業障眞言)을 108번 외우고, “사생육도 법계중생이 다겁(多劫)으로 지어온 살생죄를 내 이제 모두 다 참회하여, 원컨대 모든 죄업 소멸되고 세세생생 보살도행(菩薩途行) 하여지이다.”라는 발원문을 외운다. 이러한 순서로 관음 찬사와 진언을 반복하면서 차례로 투도(偸盜) · 사음(邪婬) · 망어(妄語) · 악구(惡口) · 양설(兩舌) · 기어(綺語) · 탐애(貪愛) · 진에(嗔恚) · 치암(痴暗)의 십악을 참회하도록 되어 있다.
고간본은 여기에서 참회 의식이 끝나지만, 사본(寫本)에서는 지장청(地藏請) · 성문청(聲聞請) · 연각청(緣覺請) 이후 십악죄를 총괄하여 참회하는 의식이 덧붙여져 있다.
고려 후기 다양한 참법(懺法)이 국가 행사의 의례로 등장한다. 이는 불교를 통해서 외란과 내홍을 극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자비심으로 대표되는 관세음보살에 대한 신앙을 담고 있는 『관세음보살예문』은 그러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