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귀일(三眞歸一)의 교리를 개설하는 짧은 구절과 이를 도해한 한 개의 진리도(眞理圖)로 되어 있다.서일은 자신이 이 도설을 그리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천훈(天訓)에 ‘理起一無 體包萬有’라는 말이 있는데 이치와 몸을 가지고 천지의 기틀을 설명한 것이다. 일찍이 발해(渤海)의 선철(先哲)들이 이것을 원(○)과 방(□), 각(△)으로 해석하였는데, 백봉신사(白峯神師)가 나철(羅喆)에게 전하고, 나철은 2대 교주인 김교헌(金敎獻)에게 전수하였다.
그러나 이치(理致)는 귀하고 역리[易]는 간단하니 이 진실한 뜻은 신(神)께서 전하고 밝은 이에게 전하여 주는 심법(心法)이요 범중이 가히 엿볼 수 없는 것이 있어서, 내가 이를 두렵게 여겨 그 이치를 추연(推演)하여 그림을 그렸다.”
도설은 천신(天神)과 인물(人物)을 각각 상단과 하단에 그려 놓아, 이 둘의 관계를 도해하였음을 보여준다. 먼저 천신의 본체에서 정(精, 정기)과 성(性, 성품), 그리고 명(命, 목숨)의 삼진(三眞)이 나온다.
이것은 사람과 만물이 모두 천신에서 비롯하였음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삼진은 사람이나 만물에 따라 치우침이 있어서, 이에 따라 사람에게는 신(身), 심(心), 기(氣)의 삼망(三妄)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삼진과 삼망이 서로 맞서게 되어 세 가지 길, 삼도(三途:觸, 感, 息)가 생겨나는데, 이는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들로 이것을 잘 사용하느냐 잘못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품격이 달라진다.
그 품격에도 세 종류가 있는데, 신에서는 추함[醜]과 편안함[康] 그리고 박함[薄]이 나뉘게 되고, 심에서는 착함[善]과 평함[平]과 악함[惡]이, 그리고 기에서는 맑음[淸]과 화함[和]과 흐림[濁]이 나뉘게 된다.
구변도설은 이처럼 하나인 천신에서 시작하여 삼진, 삼망, 삼도로, 그리고 아홉 가지 인간의 품격으로 거듭 변화하는 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도설에 따르면, 삼도를 잘 수행하여 하늘에서 부여받은 삼진을 회복하는 것이 대종교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서일의 구변도설은 현재도 대종교의 주요 경전들에 대한 해설에서 자주 원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