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기(神事記)』와 더불어 인류 창생과 문명의 기원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대종교에서 말하는 인류 창생에 관한 교리에서 최초의 인류는 나반(那般)이라는 남자와 아만(阿曼)이라는 여자이다.
이들은 태초에 천하(天河)의 상류 양편에 별거하며 오랫동안 만나지 못 하다가 세월이 지난 다음에 만나 짝이 되었다고 한다. 나반과 아만의 자손은 다섯인데, 그 피부색이 달랐다.
그 자손이 나뉘어 다섯 빛깔의 겨레가 되었는데, 황(黃), 백(白), 흑(黑), 홍(紅), 남(藍)이 그것이다. 이처럼 대종교에서는 인류의 기원을 설명할 때 피부색에 관한 문제를 가장 근원적인 것으로 놓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본서는 『신사기』보다 더 자세하게 피부색과 외모의 생김새를 묘사하고 있다. “황부(黃部)의 사람은 피부가 약간 노랗고 코가 높지 않으며, 광대뼈가 높고 머리가 검으며 눈이 평평하고 청홍색이다. 백부(白部)의 사람은 피부가 밝고 얼굴이 길고 코가 튀어나오고 머리가 회색이다.
적부(赤部)의 사람은 피부가 녹슨 구리빛이고 코가 낮고 코끝이 넓으며 이마가 뒤로 경사지고 머리는 말아서 오그라졌다.
얼굴 모양이 황부의 사람과 비슷하다. 남부(藍部)의 사람은 한편 풍족(風族)이라고도 한다. 또 종색종(棕色種)이 있다. 그 피부는 암갈색이고, 얼굴은 황부의 사람과 같다.”
대종교에서는 나반과 아만이 나타난 시기를 약 3만 년 전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환인이 천산(天山)에 환국(桓國)을 세운 연대가 기원전 7198년이라고 한다. 이 환국은 7대 3301년간 지속되었다.
그리고 환웅(桓雄)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나라를 세우고 18대 1565년간 통치하였다. 이 때가 신시개천(神市開天)으로 배달민족의 국가가 성립된 때이다. 단군이 처음 나라를 세운 것은 기원전 2333년으로, 단군왕조는 47대 2096년간 계속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본서의 인류기원설과 한민족 연대기는 대종교의 민족의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기원을 인종적 구분에 의거해서 설명하거나 태초의 두 남녀를 설정하는 것 등은 다분히 근대 사상과 서구 기독교의 모델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