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무자(趙州無字)’라고도 한다. 당나라 때 한 수행승이 선사 조주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없다(無).”고 한 것에 대해, ‘일체 중생에게는 모두 불성이 있는데 왜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고 했는가.’를 의심하는 것이다. 이 의문을 타파하게 되면 견성(見性)한다고 한다.
이 화두를 참선하는 방편으로 제시한 이는 송나라의 대혜(大慧)로서, 당시의 승려와 속인들에게 권고하여 실천하게 하였다. 『대혜어록』 30권 중 25∼30권까지는 주로 이 화두를 공부하는 방편을 지도한 서신 문답을 모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화두에 의거해서 수행인들을 지도한 최초의 인물은 고려 중기의 승려 지눌(知訥)이다. 그는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을 지어 이 화두를 잡는 법을 명시하였고, 수제자인 혜심(慧諶)에게 이 화두로써 수행하게 하였으며, 이 화두를 들 때 일어나기 쉬운 10종의 병(病)을 자세히 해설하였다.
지눌 이후 조계산 수선사(修禪社)에서는 혜심을 비롯한 16국사들이 모두 이 화두로써 참선하는 방편을 삼았으며, 특히 혜심은 『구자무불성화간병론(狗子無佛性話揀病論)』을 지어서 이 화두를 잡는 방법의 지침을 제시하였다. 그 뒤부터 수선사는 물론 다른 9산선문(九山禪門)에서도 이 화두법을 널리 채택하였다.
조선 중기의 휴정(休靜)도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이 화두를 경절문(徑截門)의 방편으로 삼아 수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 뒤 우리나라의 선원(禪院)에서는 이 화두를 가장 많이 채택하게 되었으며, 불교의 1,600가지 화두 중 이 화두를 깨쳐서 견성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