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활판본. 위나라 유휘(劉徽)의 ≪구장산술 九章算術≫에 대한 해설서이다. 책의 끝부분에 “≪구장산술≫은 가히 수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데, 처음에 유휘가 주석을 하였고, 이순풍(李淳風)이 해설하였으나, 미흡한 점이 많아 해설서를 내게 된 것이다.
나의 해설에 잘못이 있으면 그 점을 지적하여 깨우쳐 주기 바란다.”고 적고 있다. 남병길이 참조한 ≪구장산술≫은 1774년 중국의 대진(戴震)이 ≪영락대전 永樂大典≫ 속에 수록되어 있는 수학에 관한 내용을 고증, 편집한 책이다.
≪구장술해≫의 주요 내용은 제1장 방전(方田), 제2장 속미(粟米), 제3장 쇠분(衰分), 제4장 소광(少廣), 제5장 상공(商功), 제6장 균수(均輸), 제7장 영부족(盈不足), 제8장 방정(方程), 제9장 구고(句股)로 원본인 ≪구장산술≫의 체재를 그대로 따랐다.
그리고 각 문항과 계산법도 원본대로 충실히 옮겼는데, 원주자(原注者) 유휘가 붙인 설명은 대담하게 삭제하거나 그 자신의 해설로 바꾸어 놓았다.
또 ‘면적’·‘직각삼각형’·‘장방형’·‘구체(球體)’ 등 근대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이 주목된다. 제1장 <방전>의 부록에 실린 <원면적도설 圓面積圖說>에서는 [그림 1]과 같은 방법으로 계속 원을 등분할(等分割)하면, 극한적으로는 원의 면적이 직삼각형 병(丙)·정(丁)·무(戊)와 같아진다는 사실을 원의 외접·내접정다각형 사이의 관계를 이용하여 설명했다.
한편 원주율(圓周率)에 관해서는 유휘의 50분의 157, 조충지(祖冲之)의 113분의 355, 또는 7분의 22 등의 값을 소개한 뒤에 3.14159265가 가장 정밀한 값이라고 소개하였다.
제9장 <구고>에 대한 설명도 [그림 2]는 대진의 설명도 [그림 3]과는 상이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수리정온 數理精蘊≫과 서양수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구고현(句股弦)이란 직각삼각형의 세 변을 이르는 이름으로 옛날 구고법(句股法:오늘날의 삼각법)은 구고전(句股田)을 측량하여, 그 넓이를 산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때 구고전의 넓이는 구변²+고변²=현변²으로 구하였다. 이 책에 실린 그의 도해는 불과 두 곳에만 나타나 있을 뿐이며, ≪측량도해 測量圖解≫ 등에서와 같이 적극적인 설명도의 사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대진이 제시한 도해조차 삭제하였는데, 그것은 이 저술이 그의 초기 저술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을 통하여 이미 수학상의 저술을 경전시(經典視)하는 전통적인 입장에서 탈피하여, 필요에 따라서 내용의 보완이나 체계의 재구성을 할 수 있다는 근대지향적인 자각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구고법, 방정식의 해법, 연립방정식의 해법, 면적의 계산법 등에 관한 동양수학의 접근을 연구하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규장각도서 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