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궤(隱几)·제궤(梯几)·빙궤(凭几)·협식(脇息)이라고도 한다. 대·소의 두 종류가 있으며, 재료로는 소나무·은행나무를 많이 썼다.
대형 궤는 양끝이 구름모양을 띤 초승달형 판목(板木, 길이 75㎝, 너비 20㎝ 정도) 양 끝에 중앙이 뚫린 판각(板脚, 길이 30㎝, 너비 20㎝)을 대었으며, 소형은 양끝이 만곡(彎曲 : 활모양으로 굽은 모양)된 초승달형 판목(길이 40∼45㎝, 너비 12㎝ 내외) 두 개를 상하에 두고, 그 사이에 2, 3개의 판각(길이 30㎝)으로 고정시켰다.
판각에는 사군자나 십장생의 무늬를 투각하였으며, 두 개의 판각 사이에 서랍을 단 형태도 있다. 대형 궤는 대신이나 중신이 퇴로(退老 : 늙어서 벼슬에서 물러남)를 청하면 임금이 지팡이와 함께 하사하던 물건이다.
신라 문무왕 때 김유신(金庾信)이 백제를 평정한 뒤 퇴로를 청하자, 왕은 허락하지 않고 한나라 공광(孔光)의 고사에 의거, 궤장(几杖 : 안석과 지팡이)을 하사했다고 한다.
그 뒤부터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대신이 치사(致仕 : 벼슬에서 물러남)하면 임금은 궤장을 하사했다. 소형 궤는 일반 사가(私家)에서 만들어 쓴 것으로 팔걸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