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초에는 지방세력가들을 견제하고, 중앙과 지방의 통치체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기인제도(其人制度)를 시행하였다.
이 때의 기인은 지방세력가의 자제로서 중앙에 인질로 선상(選上)된 자를 의미하며, 이들은 중앙의 말단 이직(吏職)을 받고 제반 잡업에 종사하였고, 그 지방의 일을 고문(顧問)하게 하였다.
그러나 고려 말 조선 초의 기인은 시탄을 조달하는 천역(賤役)·고역(苦役)으로 바뀌었다. 대동법 실시 이후의 기인은 시(紫:燒木)·탄(炭)·유거(杻炬)·유목(杻木)을 납품하는 공인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조선 후기의 기인문기는 시탄을 관부에 납품하는 공인으로서의 권리를 매매하는 문서이다.
시탄공물은 기인공물이라고도 하였으며, 시탄을 납품하는 권리는 비싼 값으로 매매되었다. 기인공물의 수량은 기인일삭공물(其人一朔貢物), 기인일명자(其人一名字) 등으로 표시되는데, 이것은 이권 기인 1인이 1개월 동안에 조달하던 시탄, 기인 1인이 1년(12삭)에 조달하던 시탄의 수량을 표시한다.
기인문기에는 ① 문기의 작성 연월일, ② 매수자의 성명, ③ 매도사유, ④ 이권 기인의 성명, ⑤ 납품할 시탄의 수량, ⑥ 권리의 매도가격, ⑦ 매도인·증인·필집(筆執)의 성명과 수결(手決) 등이 기재되었다.
기인으로서의 권리도 매매·양도·상속되는 중요한 재산으로서 조선 후기의 양반가문에서도 그 권리를 집적(集積)하여 획리를 꾀하였음을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의 공물제도 및 사회경제사를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