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권3 탑상(塔像) 4에 실려 있다. 의상이 당나라에서 돌아와, 낙산해변의 굴에 대비(大悲 : 觀音)의 진신(眞身)이 산다 하여 그곳에 가서 재계한 지 7일 만에 용으로부터 구슬을 받았다.
다시 재계 7일 만에 진신의 말을 듣고는 그곳에다 금당(金堂)을 짓고 낙산이라 이름하고는 받은 구슬을 두고 떠났다. 그뒤에 원효가 그곳을 찾아가다가 벼 베는 여자를 만났는데, 원효가 벼를 달라고 하자 그 여자는 쭉정이뿐이라 하였고, 또 월수백(月水帛 : 개짐) 빠는 여자를 만나서 원효가 마실 물을 청하자 개짐 빤 물을 주어 냇물을 마셨다.
원효가 낙산에 이르러 두 여자가 진신임을 알게 되었다. 이 설화는 우리나라 동해변에 보살이 산다고 하여, 신라의 불국토사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숭고한 보살을 만나는 두 사람의 방식이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의상은 숭고한 것을 숭고하게 추구했으나 목소리만 들었을 뿐이고, 원효는 숭고한 것을 비속한 가운데에서 만났다고 하여, 전자는 귀족불교의 노선을, 후자는 민중불교의 노선을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다 뒤에 나오는 범속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숭고한 보살을 만났다는 범일(梵日)의 이야기까지 덧붙이면, 이 설화는 숭고한 보살을 만나는 세 가지 방식을 통하여 신라불교의 사상적 경향을 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