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효행형(犧牲孝行型) 설화로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삼국유사』 권5 효선편(孝善篇) 손순매아조 등의 문헌설화로도 많이 전한다.
손순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품팔이로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아들이 어머니의 밥을 빼앗아 먹으므로, 부부가 의논하여 자식을 파묻기로 결정했다. 아이를 묻기 위해 취산(醉山) 북쪽으로 데리고 가서 땅을 파니 석종이 나왔다.
부부가 놀라고 이상하게 여겨 시험 삼아 그 종을 쳐 보니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 처가 이상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이의 복이니 아이를 묻지 말자고 하여 그냥 되돌아왔다.
종을 대들보에 달고 치니 그 소리가 대궐에까지 들렸다. 왕이 이 아름다운 종소리의 근원을 알아 오게 하자 사자가 그 집에 와서 살펴보고 사실대로 고했다. 왕은 부부의 효행을 가상히 여기고 집과 식량을 주었다.
손순은 자신이 묵은 집을 절을 짓는 데에 기부하여 홍효사(弘孝寺)라 하였고, 석종을 그 절에 안치했다. 뒤에 백제의 도둑이 들어와 그 종은 없어지고 절만 남았다. 석종이 발견된 곳은 완호평(完乎坪)이다.
희생효행설화는 희생 대상에 따라 자기희생·자식희생·아내희생으로 3분된다. 손순의 설화는 자식희생에 해당되는데, 이러한 자식의 희생은 조부모와 손자 사이에 있는 자식의 갈등이 주제가 되어 기본적인 몇 개의 모티프와 삽화 내에서 변이를 일으킨다.
이를테면 이 작품은 득아봉친(得兒奉親) 모티프와 활아득보(活兒得寶) 모티프 둘로 구성되었는데, 후자에서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득보(得寶)의 물건은 석종·북·식기·솥·황금 등으로 대상이 달라지며, 이런 변이의 상징적 의미도 역시 달라진다. 이러한 자식희생형 이야기는 3대에 걸쳐 전개되므로 내용이 감동적이고 보상도 신조(神助)와 기적이 있어서 신비롭다.
같은 자식희생설화라 할지라도 부모가 손자를 실수로 죽게 한 것을 용납하는 그런 희생설화와는 달리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기 자식을 직접 희생시키려 하는 행동은 현실성이 의심되고 윤리성도 문제가 되지만, 부모를 위한 가장 귀한 것의 희생이라는 점은 더욱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