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笑話)에 속하며, 조선 선조 때 유몽인(柳夢寅)이 저술한 『어우야담』에 실려 있다.
중국 청나라 때의 『소림광기(笑林廣記)』 권1 졸하화조(拙荷花條)와 13세기 일본 문헌인 무주법사(無住法師)의 『사석집(沙石集)』 권7에도 실려 있다. 국내 여러 지역에서 구전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충청도에 사는 고비(高蜚)라는 인색한 사람이 일이 생겨 밖에 나가면서, 밀가루에다 자신의 얼굴을 찍어 처첩들이 더 이상 못 먹도록 하였다. 처첩들은 주림을 참지 못해서 밀가루를 퍼먹고는 거기다 음부(陰部)를 찍어놓았다.
고비가 돌아와 보고는, 자기 수염은 곧은데 그림의 수염은 구부러졌다면서 처첩이 훔쳐먹은 것을 알고 꾸짖었다. 아내로 하여금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 대신에, 아내가 바람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아내의 성기에다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는 범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
영국의 설화는 아내의 배에 뿔 없는 양을 그렸는데 후에 뿔이 있어 물어보니, 양이 자라서 뿔이 생겼다 한다. 일본의 것은 앉은 소를 그렸는데 후에 보니 소가 서 있어서 물어보니, 소가 항상 앉아만 있느냐고 했다 한다. 한국의 것은 토끼를 그렸는데 후에 보니 그림이 없어져 물어보니, 산토끼라 산으로 도망갔다고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