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로가 76세 때 쓴 작품이다. 총 208구 93행이다. 박인로가 남긴 7편의 가사 가운데 최후의 작품으로 『노계집(蘆溪集)』에 수록되어 있다.
형식은 4음(音) 4보격(步格) 무한연속체라는 가사의 율격을 대체로 지켰으나, 2음보를 추가하여 6음보로 늘어난 행이 상당수 보인다.
서술양식은 1인칭 독백체로 작자의 주관적 감회와 체험을 노래하는 서정적 양식을 취하였으나, 끝대목에 이르러 “일생에 품은 뜻을 비옵나다 하나님아”로 진술함으로써 하나님[天]을 청자(聽者)로 설정하여 작자가 청자에게 자신의 강렬한 염원을 제시하는 주제적 양식을 취하였다. 즉, 작자의 감흥과 체험만을 노래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작자가 염원하는 바의 이상세계를 제시하였다.
작자가 염원하는 이상세계란 “오천만년(於千萬年)에 병혁(兵革)을 쉬우소셔, 경전착정(耕田鑿井)에 격양가(擊壤歌)를 불리소셔.”라고 하여 밭 갈고 우물 파서 생활의 기본적인 것을 해결하면 더 바랄 것이 없으니 평화와 만족을 구가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세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작품은 작자의 은거지인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자연에 몰입하는 주관적인 심회를 읊은 것이 중심내용을 이룬다. 아울러 임진왜란을 직접 체험한 작자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절실하게 드러나 있다.
작품의 서두는 늙은 몸이 되어 평생소원이던 산수를 찾아드는 감회로 시작된다. 이어서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찬미하고 그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삶의 흥취와 의미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는 강호 자연에 묻혀 태평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것은 모두가 성은(聖恩) 때문이라는 것과 우국일념을 잊지 않는 충정을 말하였다.
이어서 결론으로 작자의 소망을 하늘에 기원하고 강호생활과 더불어 늙을 줄을 모르는 자신의 현재적 삶을 노래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이 작품의 사상적 기반은 산수 명승을 즐기는 자연애사상(自然愛思想)과 우국지성에 넘치는 충효사상이 중심을 이루었다 하겠다. 자연미에 대한 예찬이나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하고 평화를 희구하는 사상을 담아 참신한 주제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전체의 구상이 조직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섬세한 필치가 숨어 있으며, 풍부한 어휘를 구사하여 사대부의 가사문학을 완성한 점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