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연회 등의 궁정 행사와 제향(祭享)·능행(陵行) 등의 외부 행차 때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동원된 각종 의장 물품과 그 편성 및 운용 제도를 통칭한다. 의장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 궁정에서는 의장, 행차 때에는 노부라 지칭하지만 그 내용은 같다.
노부는 그 규모에 따라 대장(大仗)·소장 혹은 대가(大駕)·법가(法駕)·소가(小駕) 노부로 구분되었다. 또 신분에 따라서 태자(세자)노부·왕비의장·왕세손의장 등이 따로 마련되었다. 용도에 따라서도 길의장(吉儀仗)·흉의장(凶儀仗)·황의장(黃儀仗)·홍의장(紅儀仗)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왕족이나 귀족의 신분과 위엄을 과시하기 위한 의장제도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사용되었을 것이나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다. 1047년(문종 1) 노부 정비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의종 때의 ≪상정고금예문≫에서 완비된 내용이 ≪고려사≫에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의 노부는 세종 때 정비되어 ≪국조오례의≫에 수록되었는데, 고려시대보다 세분화되었다. 1897년 대한제국이 성립되자 종전의 모든 의장은 황제의 노부로 격상, 재정비되었다.
조선시대 노부의 관리와 운영은 병조 승여사(乘輿司)에서 담당하였다. 노부에 사용된 의장 물품은 160여 가지나 있었다. 길의장에 속하는 것으로는 각종 기치류(旗幟類)·무기류·산류(傘類)·부채류·당류(幢類)·장도류(粧刀類)·악기류 등이 있었다. 흉의장에는 삽(翣 : 발인 때 상여 앞뒤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기구)·우보(羽葆 : 새의 깃으로 장식한 의식용 화려한 덮개)·만장·방상시(方相氏 : 악귀를 쫓는 연극을 할 때 이를 ○아 내는 신) 등이 있었는데, 흉례 때에만 사용되었다. 황의장과 홍의장은 대중국 관계의 의식에서만 특별히 사용된 것으로 각기 황제와 황태자의 격식에 따라 운용되었다.
대가노부는 종묘와 사직의 제사, 행차시에, 법가노부는 문소전(文昭殿)·선농단(先農壇)·문선왕(文宣王)의 제사·열병(閱兵) 및 무과 전시(殿試) 참관시에, 소가노부는 능행(陵行)이나 기타 출타시에 사용되었다. 이들은 각기 궁정 의장의 대장·반장·소장에 해당하였다. 이상의 각급 노부에는 동원되는 병력과 취타대(吹打隊) 및 기타 인원수와 그들의 임무도 규정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