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둥글게 만든 공을 일곱 개 또는 아홉 개를 가지고 하나씩 공중으로 던졌다 받았다 하면서 계속 치뜨려서 공이 원을 그리며 돌게 하는 공놀이다.
중국의 역사책인 『수서(隋書)』 백제전과 『북사(北史)』 백제에는 농주놀이가 있다고 하였고, 『삼국유사(三國遺事)』 태종춘추공전에도 신라에 농주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놀이는 백제 때에 성행하였으며, 신라에서도 행하여진 한가위 날에 행해진 백희(百戱)의 한 종목으로 농환(弄丸)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사기』 악지(樂志)에 수록된 최치원의 「향악잡영오기(鄕樂雜詠五伎)」 가운데 농환을 읊은 시가 있다.
고려 때에는 잡희(雜戱)의 한 종목으로 들어 있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나례(儺禮) 중에 끼여서 행하여져 왔었다. 성현(成俔)의 『허백당집』에 나례를 보고 지은 시 가운데 ‘농환놀이는 참으로 교묘한 기술이 많다.’고 읊은 구절이 있다.
농주는 공을 놀리는 재주꾼이 한손으로 나무공을 공중에 원을 그리며 날아가도록 치고, 뒤의 공도 치면서 맨 먼저 친 공이 떨어지는 것을 왼손으로 받아서 오른손에 넘겨 그 공을 또 치며 던진다.
치뜨린 공이 떨어지는 대로 왼손으로 받고 오른손으로는 치뜨리기를 계속하면 일곱 개 또는 아홉 개의 공이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돌게 된다. 나무공에 금빛을 칠하면 마치 황금덩어리가 공중에서 도는 것 같아, 최치원의 「향악잡영오기」에서는 금환(金丸)을 놀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무공에 하나씩 파랑·노랑·빨강 빛깔을 칠한 공을 돌리면 공중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루게 된다.
농주는 재주꾼 한 사람이 단독으로 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 공을 넘겨 주거니받거니하면서 행하기도 한다. 농주를 행하는 재주꾼은 전문적인 기능보유자로서 공을 놀리는 묘기를 남에게 보여주고, 구경꾼은 공중에 원을 그리며 도는 공을 구경하는 재미로 즐거워한다.
최남선(崔南善)은 『조선상식문답』 풍속편에서 농주를 ‘공놀리기’ 또는 ‘죽방울’이라고 했는데, 죽방울이란 농주와는 다른 놀이다.
죽방울은 가느다란 노끈에 장구 모양의 작은 나무토막을 걸어서 이리저리 굴리다가 공중으로 높이 치뜨리고 떨어지는 것을 노끈에 받아서 또 치뜨렸다가 노끈으로 받아 걸어서 굴리곤 하는 놀이다.
장구모양의 나무토막을 노끈에 걸고 세게 굴리면 웅웅 소리가 나므로 청나라 돈숭(敦崇)의 『연경세시기(燕京歲時記)』에서는 이것을 공종(空鐘)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공중에서 들려오는 웅웅 소리가 마치 새벽 종소리처럼 엄숙하다고 하였다.
죽방울은 장구모양의 나무토막 하나를 노끈에 걸어서 놀리는 놀이이고, 농주는 여러 개의 나무공을 공중에 치뜨려서 원을 그리며 돌게 하는 공놀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