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전체 높이 4.9m, 비신 너비 1.3m로 1471년(성종 2)에 건립되었다. 원각사는 탑골공원(구 파고다공원) 자리에 있던 절로서, 조선시대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조계종 본사로 세웠는데, 조계종이 없어지자 관서(官署)로 사용하였다. 세조가 간경도감에서 『원각경(圓覺經)』을 번역하고, 회암사(檜巖寺) 사리탑에서 사리를 나누어온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곳에 다시 원각사를 짓고 마당에 13층 사리탑을 세웠다.
비문은 당대 명신들이 짓고 썼는데, 앞면의 비문은 김수온(金守溫) · 성임(成任), 뒷면의 추기(追記)는 서거정(徐居正) · 정난종(鄭蘭宗)이 각각 짓고 썼다. 대리석제의 비는 마멸이 심하여 전혀 알아볼 수 없는데, 다행히 비문의 내용이 『속동문선(續東文選)』에 실려 있다.
반구형의 이수는 비신과 한 돌로 보주를 받든 형상의 쌍룡을 조각하였다. 이수 아래쪽에는 ‘大圓覺寺之碑(대원각사지비)’라는 전액을 강희맹(姜希孟)의 글씨로 새겼다. 귀부는 둔중한 몸체로 일반적인 육각형 귀갑문 대신에 사다리꼴 평행 세선을 새겼으며 연잎 모양의 비좌(碑座)와 물고기 비늘을 조각한 꼬리나 다리가 특이하다. 전체적으로 당비(唐碑)의 형식을 따른 복고적인 석비로, 이수부에 전액(篆額)이 새겨져 있고 조각이 화려하여 고전적인 석비양식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