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時到) 또는 시도기(時到記)라고도 한다. 모임의 방명록으로서의 도기는 치서(齒序 : 나이의 차례)를 정하는 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모임에 도착한 날짜는 물론, 본인의 성명·관향·자·호·생년 등을 적는다.
예컨대, 서원이나 향교에서 춘추로 향사를 지낼 때 각 유생들이 자리하는 차례는 곧 도기에 적힌 나이차례로 하게 된다. 이는 ‘향당막여치(鄕黨莫如齒)’라 하여, 부로(父老)가 살고 있는 고을에서는 벼슬의 높낮이나 가문의 지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의 존장을 우선하여야 한다는 향풍(鄕風)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한편, 성균관이나 사학(四學) 등에서 유생의 출결을 알기 위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는 원점부정(圓點不定)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출석평가로 채택되었다. 원점이란 유생이 식당에 들어갈 때 도기에 점을 찍게 한 것으로, 1일 식당 출석을 1점으로 하였다.
그러나 유생들이 이러한 출석점수의 취득에 급급하여 대리출석, 대리서명, 거짓 진성(陳省) 등이 자행되어 교육의 근본취지를 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이러한 원점부정을 막기 위하여 도기제를 병행하였는데, 아침과 저녁 식사 때마다 교관 1인이 양현고 직원과 함께 친히 학생을 점검하여 도기에 적어놓고 봉인(封印)하여 월말에 기록하였다.
이 밖에 거짓 진성을 막기 위하여 관찰사로 하여금 공문조회를 하게 한다거나, 대리출석이 발각되면 한 식년(式年)의 응과(應科)를 정지시키는 등의 조처를 강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