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1.6㎝. 미국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사리형의 꼭지와 접시 모양의 뚜껑이 있으며, 풍만한 동체(胴體)에 소뿔 같은 손잡이가 달렸고 굽다리는 밖으로 벌어져 있는 호형합(壺形盒)이다.
주된 시문기법은 인화기법으로 ◎문양이 4∼5개로 뚜껑에서 굽다리에 이르기까지 촘촘히 배치했고, 합의 동체에만 화려한 꽃장식을 한 줄로 찍어 돌렸다. 기벽은 두껍고 묵직하며 짙은 회청색(灰靑色)의 태토(胎土) 위에 자연적으로 재[灰]가 떨어져 반짝이는 유면(釉面)을 이룬 부분도 있으나 대부분은 거친 태토면에 드러나 있다.
원래 이러한 호형합들은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남은 유골을 담는 용기로 경주 남산을 비롯한 여러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다.
주 천북면 화산리나 내남면 화곡리 일대에는 통일 신라 8세기경에 이러한 인화문도기를 제작하던 가마터가 여러 곳에서 발견된 바 있어 이 합도 이곳에서 제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 형태와 문양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