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입의 입구를 좁고 긴 모래톱이 막아 만든 호수이다. 남북으로 길고 동서가 좁다. 넓이 4.84㎢, 남북길이 4.5㎞, 동서길이 1.4㎞이며, 둘레는 18.1㎞로 소개되었으나, 1990년 현재의 영상을 중심으로 GIS 와 원격탐사 기법으로 측정된 규모는 넓이 4.68㎢ 이며, 둘레는 16㎞로 나타난다. 다른 이름으로 소동정호(小洞廷湖)로도 불린다.
강원도 내의 자연호수 중 가장 큰 호수이며, 면적으로 보아 북한 지역의 동해안 자연호 가운데 5번째 규모이고 둘레의 길이는 4번째로 길다. 물은 깊지 않으며, 맑고 깨끗하다. 수면의 높이는 석호이기 때문에 해수면과 같으며 물에는 소금기가 있다.
북서쪽 연안에는 본래 섬을 이루었던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남동쪽의 좁은 물길을 따라 남쪽에 있는 천아포(天鵝浦) 호수와 연결된다. 동쪽은 너비 200∼500m의 사구에 의해 동해와 분리된다. 사구 중앙에 있는 연화봉(338m) 남쪽에서 바다와 물길이 연결된다. 명화동천이 남서쪽에서 흘러들어 호수의 염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흙이나 모래 등의 퇴적으로 호수 바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남동쪽은 좁은 물길을 따라 천아포(天鵝浦)와 연결되어 있다.
비교적 넓은 해안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만이었던 곳의 입구에서 북(북서)∼남(남동) 방향을 주로 하는 동해안 연안류의 영향으로 좁고 긴 사주가 발달하면서 만의 입구를 막으면서 바다와 분리되고 나서 생긴 호수이며 천아포와는 일시적으로 열리는 바닷물 길을 사이에 두고 사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석호의 일반적인 변천과정을 겪고 있다. 즉, 유역에서의 민물의 유입으로 호수의 염도가 점차 낮아지며, 흙이나 모래 등이 쌓여서 호수의 바닥이 높아지고 있다.
동정호 유역의 평균강수량은 1,320㎜ 정도이고 12월 하순에 얼었다가 다음해 3월 하순에 녹는다. 5월에 표층 수온은 14~16℃이다. 이곳에는 잉어·숭어·황어·농어·도미·새우 등이 많이 서식하며 양어장으로도 이용된다. 호수 바닥에는 모래와 진흙으로 된 두터운 층의 감탕이 있는데, 만성위염·만성대장염 등의 질병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푸른 소나무가 우거진 호수 건너 바다에는 150여 개의 기암이 우뚝 서있는 국도(國島)와 아래에는 호반경치가 아름다운 천아포가 있고 근처의 시중호(侍中湖)에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시중대(侍中臺)와 그 아래는 금강산과 버금가는 절경의 총석정(叢石亭)이 있다. 교통은 원산에서 통천∼고성으로 연결된 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