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가 금쇄동(金鎖洞)에서 산중의 생활을 읊은 「산중신곡(山中新曲)」 9편 가운데 첫번째 편으로, 모두 6수로 되어 있다. 1798년(정조 22) 전라감사 서정수(徐鼎修)가 재판(再版)한 작자의 문집 『고산유고(孤山遺稿)』 제6권 하편 별집에 수록되어 있다.
‘만흥’은 산중생활에서 문득 느껴지는 ‘부질없는 흥(만흥)’을 소박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첫째 수는 “산슈간(山水間) 바회 아래 뛰집을 짓노라 ᄒᆞ니, 그 모론 ᄂᆞᆷ들은 욷ᄂᆞᆫ다 ᄒᆞᆫ다마ᄂᆞᆫ, 어리고 햐암의 뜻의ᄂᆞᆫ 내분(分)인가 ᄒᆞ노라.” 하여 자연에 묻혀사는 소박한 생활이 작자에게 알맞는 분수임을 노래하였다.
둘째 수에서는 “보리밥 풋ᄂᆞᆺᄆᆞᆯ을 알마초 머근 후(後)에, 바횟긋 믉ᄀᆞ의 슬ᄏᆞ지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ᄅᆞᆯ 줄이 이시랴.” 하고 가난에 평안하는 안분(安分), 안빈(安貧)의 경지를 그렸다.
셋째 수는 “잔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ᄇᆞ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ᄉᆞᆷ도 우음도 아녀도 몯내 됴하 ᄒᆞ노라.” 하여 담담한 표현 속에 느긋한 정취를 은은히 풍기고 있다. 산수시의 미, 느긋한 즐거움〔閑寂〕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넷째수는 “누고셔 삼공(三公)도곤 낫다 ᄒᆞ더니 만승(萬乘)이 이만ᄒᆞ랴, 이제로 헤어든 소부(巢父)·허유(許由) ㅣ 냑돗더라, 아마도 님쳔한흥(林泉閑興)을 비길 곳이 업세라.” 하여 한흥, 곧 이 시의 주제인 만흥을 노래하였다. 「만흥」은 전원시이면서 산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