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2책. 석인본. 1935년 그의 후손 사철(思哲)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소세양(蘇世讓)의 서문과 권말에 사철의 발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고려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4에 각 체의 시 350여수, 권5에 잡저 23편, 부록 권1∼3에 실록의 발췌 등 잡저 6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편집은 다른 시문집과 달리 시와 잡저로 구분하여, 잡저에는 시 이외의 저자의 글을 모두 모아놓았다. 상소문 등이 대부분 유실된 탓으로 뒷날 편집하면서 이러한 문집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는데 서경(敍景)을 위주로 산수를 노래하였다. 특히,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저자가 중국에 가서 이곳을 돌아보고 그 감흥을 읊은 것이다. 그밖에 「신거십팔영(新居十八咏)」·「흥덕산산거십이영(興德山山居十二咏)」 등에서는 그가 정치의 소용돌이에서 때로 유배, 파직되어 세상과 인연을 끊고 전원생활에 자족하려는 심경이 여실히 나타난다.
잡저에는 묘도문(墓道文)이 대부분이며, 이 가운데는 「신증여지승람발(新增輿地勝覽跋)」도 있다. 「일본서계의(日本書契議)」에서는 임진왜란 이전 일본의 서계를 놓고 그 접수여부에 대한 조정의 논란을 적었고, 특히 조선인이 유구(琉球)에 표류되었다가 일본을 통하여 송환되는 내용을 적은 글이 있다.
부록에는 저자가 갑자사화와 기묘사화에 얽혀 유배 또는 연루되는 관계기록을 『중종실록』 등 여러 실록에서 발췌하여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