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서관은 노익형에 의해 1907년에 설립되어 1956년경까지 출판활동을 지속한 근대기 대표적 출판사 중의 하나이다. 박문서관의 활동에 있어 두드러진 업적은 ‘박문문고’의 발행이었다. ‘조선문고(朝鮮文庫)’와 같은 시기에 발행되어 서로 경쟁이 심했던 이 문고는 그 간행요지에서 “동서고금의 모든 고전과 광휘 있는 양서를 총히 망라하여 간행한다.”고 밝혔듯이, 정치·경제·과학·문학·철학·종교·사회·가정·아동에 관한 고금의 서적을 당대 최고 석학들의 손을 거쳐 일반 독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보급하면서 국민계몽에 앞장섰다. 물자부족으로 서적가가 높아지던 당시 상황에서 문고본의 출판은 양서를 갈구하는 지식대중들로부터 커다란 환영을 받았다.
박문문고의 체재는 독일의 ‘레클람문고’와 같이 휴대하기 편리하게 하여 전차나 기차 속에서 읽을 수 있도록 A6판 크기로 하였으며, 본문은 7.5포인트와 9포인트의 새로운 활자를 사용하였고, 권당 60∼300쪽에 20∼50전까지의 값으로 발매하였다.
박문문고의 발행문고 및 발행연대를 살펴보면, 1939년 1월 제1차로 조윤제(趙潤濟) 교주(校註)의 『춘향전』, 김동인(金東仁)의 『김동인단편집』, 윤석중(尹石重)의 『윤석중동요선』 등 4종을 발행하였다.
이어서 이병도(李丙燾) 역주(譯註)의 『하멜표류기』를 비롯, 이하윤(異河潤)의 『현대서정시선』, 이광수(李光洙)의 『이광수단편선』, 김소운(金素雲)의 『구전민요선』, 김억(金億)이 엮은 『소월시초(素月詩抄)』, 이태준(李泰俊)의 『이태준단편선』, 박팔양(朴八陽)의 『여수시초(麗水詩抄)』, 김소운의 『구전동요선(口傳童謠選)』, 이병기(李秉岐) 교주의 『역대시조선(歷代時調選)』, 현진건(玄鎭健)의 『현진건단편선』, 이효석(李孝石)의 『이효석단편선』, 김억의 『안서시초(岸曙詩抄)』, 이병도 역주의 『역주삼국사기(譯註三國史記)』 제1책, 한설야(韓雪野)의 『한설야단편선』 등 1943년까지 18종을 발행하였다.
해방이후, 1946년이병기 주해의 『인현왕후전(仁顯王后傳)』에 이어 1949년까지 이병도 역주 『역주삼국사기』 제3책, 최정우(崔珽宇) 번역의 『로시아법률철학사』 등 4종을 속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