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구활자본. 1918년 대창서원(大昌書院)에서 간행하였다. 총 3회로 구성되어 있는 장회체(章回體) 소설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국 송나라 시절 절강(浙江)땅에 사는 위윤(魏允)·위진(魏眞)·위준(魏準)의 세 형제는 각각 반씨(潘氏)·채씨(蔡氏)·맹씨(孟氏)를 아내로 맞았다.
위씨가(魏氏家)의 모부인 양씨(楊氏)는 어진 맏며느리인 반씨를 모함하는 채씨와 맹씨를 엄히 근신하도록 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채씨는 세도가인 친정아버지 채봉(蔡鳳)과 짜고 예부상서로 있는 반씨의 남편 위윤 및 반씨의 친정아버지인 병부상서 반옥(潘玉)을 유배보낸다.
이에 모부인 양씨는 울분에 세상을 떠난다. 반씨의 아들 위흥(魏興)은 채씨를 비롯한 두 숙모와 숙부에게 맞서지만 결국 어쩌지 못하고, 모자가 함께 집을 나와 양부인의 묘막에서 지낸다. 이 무렵 죽은 양부인과 이적선(李謫仙)이 차례로 나타나서 이들 모자를 돕는다.
그러면서 또 한 차례 채씨의 모살(謀殺)에서 벗어난 모자는 반씨의 친정에 몸을 의탁한다. 이어 위흥은 장사(長沙)에 유배중인 부친을 찾아가려다 서왕모(西王母)의 계시로 경사(京師)로 가 과거응시를 기다린다. 그러는 사이에도 위진·위준 형제 내외는 장씨를 사주하여 반씨의 친정을 습격한다. 반씨는 뭄이 묶인 채로 물속에 뛰어드나 한 거북의 도움으로 장사의 남편과 상봉한다.
한편, 위흥은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고 천행으로 양친의 서신도 접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죽은 양씨부인의 현신으로 채씨의 독살계획을 피한 그는 황제의 큰 지우(知遇 : 남이 자기의 성품·재능 등을 잘 알아 대접함.)를 입는다.
위기에 닥친 채봉 등이 위흥을 모함하는 글을 올렸지만 허사였다.
이에 위흥은 죽은 외조모의 계시에 힘입어 장씨형제를 문초하니 그 사이 죄상이 모두 탄로나게 된다. 채씨·맹씨는 저자거리에서 능지처참을 하고 장씨형제도 목을 베고, 위진·위준 형제는 북해로 유배보낸다. 그 뒤 위씨와 반씨 두 집안의 착한 이들이 오래 부귀와 행복을 누리게 된다.
이 작품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이나 인물의 비중이 위윤과 반씨 부부의 아들인 위흥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목을 ‘반씨전’이라 하였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또한, 내용의 전개과정에서 발견될 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이 계통의 다른 소설에서보다 비현실적인 처리부분이 훨씬 빈번히 나타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반씨와 위흥이 무력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양부인의 혼령 및 선녀·산신·이적선·거북 등에 의한 천우신조(天佑神助)가 3회의 내용 속에 무려 여덟 차례나 거듭된다.
종래의 가정소설(家庭小說)이 대부분 계모와 전처소생이거나, 혹은 처첩간의 갈등의 영역에서 크게 못 벗어난 데 반하여, 이 작품은 여동서(女同婿)간의 알력과 복수를 소재로 택했다는 점에서는 특유한 경계를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악인들에 대한 응징과 보복이 보다 철저한 사실도 이 방면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특색이라 하겠다.
이 작품은 소재의 면에서 특히 도교적인 색채가 짙게 가미된 작품이다. 죽은 뒤에 지속적으로 기이한 행적을 불러일으키는 양부인은 본래 낙포(洛浦)의 선녀라 했다. 뿐만 아니라 옥경(玉京)에서 죄를 얻어 인간세상에 내쳐졌다가 다시 광한전(廣寒殿)에 올랐다 했고, 반씨와 위흥을 돕는 모든 신적(神的) 존재들도 그녀의 부탁 아래 움직이고 있다. 장서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