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활자본. 세계서림(世界書林)에서 간행하였다.
서산대사 휴정(休靜)의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조선 선조 때 묘향산에 한 대사가 있었는데, 속명은 최여신이다.
생후 5세에 의지할 곳 없이 다니다가 전라도 지리산 영원사의 화주승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입산수도한 지 수십 년에 팔만제불서와 천지무형의 도를 다 깨닫고 일본과 중국을 유람한다.
휴정은 중원 갑부 석숭을 만나 비싼 값에 병풍 하나를 제작해 주고 노비만 받아가지고 돌아오다가 여자호의 딱한 사정을 듣고 편지를 써주어 후일에 받아 쓰도록 한다. 이 때 일본의 도요토미[豐臣秀吉]가 조선으로 쳐들어오니 왕이 의주로 피신한다.
국가가 위기에 처한 것을 알게 된 대사는 선조를 찾아뵙고, 이항복을 시켜 중국에 청병하게 한다. 이항복이 남경에 이르러 대사가 천거한 석숭을 찾으니, 중국 조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석숭의 도움으로 원병을 얻어 돌아온다.
또한, 정유재란 때 이순신이 역모로 몰려 투옥된 것을 유성룡이 서산대사와 상의하였다. 대사는 이순신의 능력을 인정하여 감옥까지 찾아가 친히 만나서 글귀를 적어주어, 후일 작전을 승리하게 하는 묘책으로 삼게 한다.
또, 대사는 진주싸움에서 주논개를 시켜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자살하게 하여 적의 기세를 제압했고, 제자 사명당이 일본에 강화사로 갔을 때는 멀리서 도술로 그를 도와 구했다.
이 작품의 주인공 휴정은 조선 선조시의 승군장(僧軍將)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격문(檄文 : 어떤 일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어 부추기는 글)을 돌려 승병 1,500명을 규합하여 이들의 총수(總帥)가 되었다가 유정에게 병사를 맡기고 묘향산에서 여생을 보낸 인물이다.
이 작품은 이와 같은 서산대사의 직접적인 활동상황보다, 그의 신통력을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많은 인물들과 연결지어 서술함으로써 위치를 높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