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는 긍선의 호이며, 그의 호를 따서 문파명으로 삼았다. 긍선은 선과 교에 깊은 조예를 지녔고, 선문(禪門)의 요의(要義)를 정립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특히 선을 조사선(祖師禪)·여래선(如來禪)·의리선(義理禪)의 3종으로 구분하여 『선문수경(禪門手鏡)』을 저술하였고, 석가모니의 삼처전심(三處傳心)과 임제(臨濟)의 3구(句)를 서로 대비하여 체계화시켰다. 또 『오종강요기(五宗綱要記)』·『선문염송기(禪門拈頌記)』·『선요기(禪要記)』 등을 지어 선지를 밝히기에 노력하였다.
그는 편양파(鞭羊派)에 속하는 풍담(楓潭)-설제(雪霽)-지안(志安)-체정(體淨)-상언(尙彦)-태관(泰觀)-거일(巨一)-긍선으로 이어지는 법맥(法脈)을 받았으며, 그의 법맥을 이은 제자로는 정관(正觀)·설두(雪竇)·한성(翰醒) 등이 있다. 특히 설두의 법맥은 다륜(茶輪)-처명(處明)-영호(映湖)의 순으로 이어졌는데, 영호는 박한영(朴漢永)으로서 근대불교의 교학체계를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고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