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조옥(燔造玉) 또는 약옥(藥玉)이라고도 한다. 돌가루를 구워 옥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경도가 약간 낮으나 색상이 아름답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금·은과 더불어 옥을 가장 고귀하게 여겨서 고대사회에서는 지배자의 상징으로 삼을 정도였으며 조선시대에도 관리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맑거나 굳고 깨끗한 용모와 의지의 표준으로 삼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옥의 수요가 많았던데다가 고구려시대에 이미 연금술에 심취할 만큼 고도의 화학지식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자연옥이 아닌 인조옥, 즉 번옥의 생산이 가능하였으리라고 추측된다.
고대의 한국인이 번옥을 생산하였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장신구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옥이 장신구 및 지배자의 상징물인데 반하여, 번옥은 상징적인 신표로 사용되고, 고대사회에서는 죽은 이를 위하여 쓰여졌다.
즉, 죽은 이가 환생한다고 믿은 나머지 고귀한 신분인 경우, 번옥으로 상징물(주로 매미)을 만들어 눈과 귀·코 등을 막았다. 『경국대전』을 보면 조선시대 패옥(佩玉)의 재료로 1품에서 3품까지는 번청옥을, 4품에서 9품까지는 번백옥을 사용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