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혼주의는 법률상 절차에 따라 승인된 혼인만을 정당한 혼인으로 대우하는 법과 사회의 태도이다. 법률혼이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혼인이다. 법률혼에 ‘주의’가 붙으면 법적으로 등록된 부부만을 정당한 가족으로 보는 법 정책 및 사회적 태도를 의미한다. 법률혼주의는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사실혼, 동거, 동성애 커플 등 다양한 가족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따라 대안적 신분등록 제도를 마련하는 추세이고, 한국에서도 관련 법안이 마련되었으나 의결되지 않았다.
법률혼(法律婚)이란 사실혼(事實婚)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한국 「민법」 제812조는 “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호주제도와 함께 호적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해당 「민법」 규정이 기존의 “ 호적법이 정한 바에 의하여”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2007년 5월 17일 개정]. 해당 관청은 신고된 혼인이 근친혼, 중혼(重婚) 규정 등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심사하여 이를 수리한다[「민법」 제813조].
이와 같이 법률혼이란 당사자들이 신고하고 이를 관계 당국이 수리한 혼인을 뜻한다. 따라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로서 생활하여 친족이나 이웃이 부부라고 인정하더라도 신고가 없는 한, 법률상 부부 관계가 아니다. 오랜 시간 부부로서 동거하고 협력하였다고 해도 법률상 부부가 아니다. 법률혼에 ‘주의(主義)’가 붙으면 법적으로 등록된 부부만을 정당한 가족의 기초로 보는 법 정책 및 사회적 태도를 의미한다.
법률혼주의는 중혼이나 근친혼을 혼인으로 등록하지 않음으로써 일부일처제 가족제도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사실혼, 동거, 동성애 커플, ‘미혼모’ 가족 등 다양한 가족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사실혼에 대한 법적 정의는 없지만 “혼인의 실체를 가지고 있으나 혼인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아 법률혼이 성립되지 않는 남녀 사이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사실혼 등 법률혼을 하지 않은 파트너 가족들은 자의적인 관계 파기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재산상속권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자녀들은 법률혼 부부의 자녀에 비해 차별받는다. 이외에도 비법률혼 가족들은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수급권, 법적 대리, 자녀의 신분등록, 세금, 주택, 노동, 제사 주재 등에서 법률혼 가족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아왔다.
법률혼주의는 혼인에 대한 국가의 승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정상’과 ‘비정상’ 가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왔다. 법률혼 가족만을 정상 가족으로 보는 법률혼주의는 여러 인권과 복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점에서 2024년 2월, 동성애 커플의 상대방이 건강보험 수급권자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동성애 커플은 현행법 아래서 자신들의 파트너십을 법적으로 등록하려고 해도 등록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률혼을 원하지 않는 이성애자 동거 커플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에서는 법률혼에 비해 그 진입과 해소가 간단한 대안적 신분등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의 공동생활약정에 관한 법률[Pacte Civil de Solidarité], 독일의 생활파트너십법률[Lebenspartnerschaftsgesetz], 네덜란드의 등록파트너십법률[Registered Partnership Act] 등이 그것이다. 한국에서도 ‘생활동반자법’ 등의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의결되지 않았다.
한국의 법률혼주의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 7월 1일부터 도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의 사실혼주의를 법률혼주의로 전환한 정책은 일본식 호적제도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에 필수적이었다. 등록된 일부일처제 가족을 기본단위로 하는 호적은 조선인들의 가족관계뿐 아니라 세수, 징병, 인구의 파악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한국의 강력한 법률혼주의는 ‘전통’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국가 중심적인 가족제도, 국가와 시민 간의 위계적 질서라는 식민지 유산의 관점에서도 접근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