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基). 1987년 6월 1일에 전라남도 민속문화재(현, 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법천사 남쪽으로 통하는 길가에 세워져 있는데, 길의 북쪽에 있는 것이 남장승, 마주하는 남쪽에 있는 것이 여장승이다. 남장승은 높이 170㎝, 너비 48㎝이고, 여장승은 높이 166㎝, 너비 42㎝이다.
두 장승의 조각 수법은 목부분만 뚜렷하게 파내어 상하를 구분하였고, 얼굴의 눈 · 코 · 입 등은 주위만을 파내어 사실적인 입체감은 부족한 편이다.
전체적인 인상은 남성적인 강인함보다는 애잔한 얼굴을 한 여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남장승은 콧등 일부가 떨어져 나갔는데, 이는 동네 아낙네들이 아들을 얻으려고 장승에 고사를 지낸 다음 코를 떼어다 갈아서 청정수에 타 마셨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 밖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장승 밑에 돌을 쌓아 올리면 가정에 평안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지나는 사람마다 장승에 돌을 던졌다고 한다. 이러한 신앙 형태는 성황당 신앙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보인다.
장승이 서 있는 현재의 위치가 법천사의 초입으로서 사찰의 경내임을 암시해주고 있으며, 한편으로 경계 표석인 의미 외에도 부정을 금하며 잡귀를 막아내는 수문장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장승의 본래적인 의미가 후대로 내려오면서 민간신앙과 결부되는 현상을 법천사석장승에서도 뚜렷이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장승의 코를 떼어 마신다든지 돌을 쌓고 가정의 안녕을 기원한다든지, 튼튼한 아들을 가지기 위하여 장승의 배에 아낙네들이 자신의 배를 맞추어본다든지 하는 것 등은 민간신앙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