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순은 선천이 개벽한 이후부터 홍수와 가뭄의 난리가 그칠 사이 없었으나 아직 질병으로 인한 재난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는 질병이 온 세상을 뒤덮는 천하개병(天下皆病)의 상태가 되어 참상을 입힐 것이라고 하였다.
천하개병은 사회의 병적 현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충(忠)과 효(孝)가 무시되고 스승을 저버리는 것이 만연한 무도(無道)의 상태를 가리킨다.
이 때 천하는 사기(死氣)가 가득 차서 죽음에 이르게 되어 “급살병(急煞病)·괴병(怪病)이 들 때에는 자다가도 죽고 먹다가도 죽고 내왕하다가도 죽어서 묶어낼 사람이 없어 쇠스랑으로 찍어내되, 신발을 돌려 신을 정신도 차리지 못하리라. ”라고 예시(預示)하였다.
병겁 이외의 질병은 약재를 사용한다거나 주법(呪法)으로 고칠 수 있으나 병겁의 치료는 오직 의통(醫統)뿐이라고 하였다.
의통은 천하개병 상태에서 생민(生民)을 구활(救活)할 수 있는 의술(醫術)과 법술(法術)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네 가지의 처방이 제시되어 있다.
첫째는, 대병(大病)과 소병(小病)의 처방이다. 병들을 신명에게 고하고 복을 구하는 기도를 올림으로써 안심안신(安心安身)을 얻어 치유된다. 둘째, 무도(無道)에서 오는 크고 작은 병은 예장(禮章)을 갖추어 유도(有道)를 얻음으로써 치유된다.
셋째, 천하개병은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천지도술을 받들어서 대인대의(大仁大義)를 이룸으로써 치유된다. 넷째, 세계에 사기(死氣)를 몰고오는 천하의 병이란 바로 일본의 문신과 무신의 병무(倂務)로서 조선의 신명들이 의탁할 곳이 없게 되면서 나타난다.
이런 병에는 삼계의 복마대제인 신위가 천존관(天尊關)으로 원정하여 성제군(聖帝君)으로서 좌정(座定)하게 되면서 비로소 의(병을 낫게 하는 일)와 통(거느리는 일)이 이룩되어 천하가 태평하게 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