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김씨. 호는 용악(聳岳). 어려서 사서삼경을 공부하다가 18세에 양양 명주사(明珠寺)로 출가하여 학운(鶴雲)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 불경을 부지런히 익혀 몽암(夢庵)의 법맥을 이어받아 환성 지안(喚醒志安)의 7세손이 되었다.
스승인 학운이 죽자 3년상을 지성으로 받들면서 산문(山門) 밖을 나가지 않았다. 성품이 남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였고, 경판을 새기거나 탑과 전당을 짓는 데는 앞장을 섰다.
글씨에도 매우 능하였는데 특히 전서와 예서에는 묘를 이루었다고 하며, 불경을 강의함에 있어 언제나 유교와 불교를 적절하게 대비시켜 설명하였다. 평소에 늘 『반야경』을 외웠다.
그의 덕행을 사모한 제자 오진(旿珍)과 손제자 제상(濟常) 등이 그의 나이 67세 때 허훈(許薰)의 글을 받아 비를 세웠다. 승려로서 생전에 행적비를 세운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가 쓴 글로는 「명주사원통암상량문(明珠寺圓通庵上樑文)」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