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보철유문』은 저자가 책을 보면서 어렵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과 혹은 요점을 정리해 두기 위해서 그 때마다 생각나는 대로 기록해 둔 일종의 비망록이다.
『보철유문』은 어떤 일정한 체계나 순서가 전혀 없이 이것저것 잡다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대략 물명(物名)·고악부(古樂府)·잡설(雜說)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명은 여러 가지 사물이나 동·식물의 이름과 혹은 병명 등을 풀이한 것으로서 단순히 뜻만을 쓴 것도 있고, 그 용례까지 밝힌 것도 있다. 그밖에 고사·성어를 적고 의미를 풀이한 것도 보인다. 물명은 분류식(分類式)의 어휘집으로서 경세치용에서 이용후생으로 바뀌는 당시 실학사상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고악부는 악부의 제명(題名)만 쓴 것과 그 악부의 성립과정과 유래에 대해서 쓴 것이 있다. 대부분이 중국의 악부명이다. 그 명칭을 보면 「항주가(杭州歌)」·「도도가(都都歌)」·「조우가(趙宇歌)」·「획린가(獲獜歌)」·「피귀가(彼歸歌)」·「황곡가(黃鵠歌)」·「봉구황곡(鳳求凰曲)」 등이다.
우리나라 악부는 아동악부(我東樂府)라고 한 제목 아래 「여민락(與民樂)」·「낙양춘(洛陽春)」·「정과정(鄭瓜亭)」·「청평락(淸平樂)」·「금전락(金殿樂)」·「오관산(五冠山)」·「이상곡(履霜曲)」·「정동방곡(靖東方曲)」 등이 있다.
잡설은 내용의 대부분이 『시경(詩經)』을 보면서 거기에 나오는 편명이나 단어에 대한 주석과 용례를 적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석이 자신의 의견에 입각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견해를 적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창작으로 볼 수 없으며 단순한 기록에 불과하다.
주로 인용된 부분은 『시경』 「소아(小雅)」의 「녹명(鹿鳴)」·「사모(四牡)」·「황황자화(皇皇者華)」·「상체(常棣)」편, 「주송(周頌)」의 「청묘(淸廟)」·「천작(天作)」편, 「대아(大雅)」의 「문왕(文王)」편 등이다.
시경기자의(詩經奇字義)에서는 『시경』에서 쓰이는 독특한 글자에 대한 동의어와 용례를 싣고 있다. 또 문체(文體)와 시체(詩體)의 종류를 열거해 놓고 있다.
『보철유문』은 저자의 문학적 관심, 특히 시가에 대한 관심과 독서 경향을 살필 수 있는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