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은 관례에 따라 도쿠가와(德川家綱)의 습직(襲職)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1655년(효종 6)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9개월간의 기록이다. 내용은 송시열(宋時烈)과 이경석(李景奭)의 서문, 사행 485인의 좌목(座目), 가지고 간 물건으로 국서(國書)와 서계(書啓) 등 6건, 그리고 일록과 문견별록(聞見別錄)으로 되어 있다.
일록은 갈 때의 기록과 올 때의 기록인 회사록(回槎錄)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편이 간단한 기사를 기록한 외에 시로 되어 있다. 시는 영물시(詠物詩)나 회답시(回答詩)도 많지만 지방의 풍속이나 어떤 인물에 대한 느낌, 율(律)에 맞추어 시로 쓴 일기 등 사실 나열의 산문보다 정교한 시적 표현으로 문학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일록 가운데 나타난 양국간의 문제는 일본의 국서에 쓴 어휘와 관백(關白 : 일본 幕府時代의 고위관직)이 사행에게 내린 예물에 관한 것이었으나, 모두 우리측의 의견을 따랐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회답 서계에는 일본의 관백·집정(執政)·대마도주 등이 조선에 보내는 것으로 모두 8건이다. 맨 끝에 일본의 문사(文士) 이전직(李全直)에게 준 편지가 있는데, 그는 임진왜란 때의 포로의 아들이다.
문견별록은 일본에서 보고 들은 것을 서술하였다. 그 내용은 ① 왜황대서(倭皇代序)에 시조 신무(神武)로부터 111대에 걸친 일본왕의 인적사항·치적·재위기간을 소개했고, ② 관백차서(關白次序)에는 후지와라(藤原良房)로부터 도쿠가와까지의 관백·섭정(攝政)·대신(大臣)이라는 용어의 차이를 자세히 기록하였다.
③ 대마도주서계는 21대에 걸친 대마도주 소오씨(宗氏)에 관해 기술했고, ④ 관제, ⑤ 주계(州界), ⑥ 도리(道里), ⑦ 산천(山川), ⑧ 풍속·전제·문자(文字)·원림(園林)·축산(畜産) 등, ⑨ 각 지방태수에 관한 사항, ⑩ 일본의 역사적 인물과 현재의 유명인, 대마도에서 인솔한 왜인 4명에 관한 인적 사항 등 10개 항목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지명의 표기는 일본 고유의 발음을 한글로 기록한 것과, 모든 일본 사행기록을 종합해 내용이 자세하다는 점이다. 문학적 가치도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