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은, 우리말의 각 음절을 초성(初聲) · 중성(中聲) · 종성(終聲)으로 각각 분석한 다음, 이들을 올바르게 나타내기 위하여 초성글자와 중성글자로 따로따로 창제되었으며, 종성은 초성글자로 나타내도록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음운문자(音韻文字)로 창제된 훈민정음은, 『훈민정음해례』 본문에서 “모든 글자가 반드시 합해져야 음이 된다(凡字必合而成音).”라고 규정하여 초성과 중성 글자를 한데 어울러 음절 단위로 묶어서 음절문자처럼 쓰도록 하였으며, 모음 글자 중 ‘·, ―’, ‘ㅗ, ㅜ, ㅛ, ㅠ’는 초성 글자 아래에, ‘ㅣ’, ‘ㅏ, ㅓ, ㅑ, ㅕ’는 초성 글자의 오른쪽에 붙여 쓰도록 규정했다.
이와 같은 규정에 의하여 훈민정음은, 초성글자와 중성글자를 따로 독립시켜서 풀어 쓰지 않도록 된 것이다. 『훈민정음해례』 합자해(合字解)에서는 좀더 자세히 설명하여 “초 · 중 · 종 세 글자가 어울려서 글자 즉 음절을 이룬다. 초성글자는 중성글자 위에 쓰기도 하고, 중성글자의 왼쪽에 쓰기도 한다(初中終三聲 合而成字 初聲或在中聲之上 或在中聲之左).”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