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11월 30일부터 1913년 2월 23일까지 『매일신보』에 64회에 걸쳐 연재되었고, 1913년 신구서림(新舊書林)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신파적 요소가 많은 이 작품에도 친일적 요소가 드러난다.
서울 다방골에 사는 김 의관의 외아들 영록과 이웃에 사는 서 주사의 외딸 연희는 양가의 합의로 정혼한다.
일본인 고목(高木) 변호사의 사무를 돕는 서 주사는 송사(訟事) 관계로 부산에 내려가는데 우연히 황공삼의 집에 유숙하게 된다. 전에 서울에 살아서 연희를 기억하고 있는 황공삼은 딴 마음을 품고 몰래 서 주사의 필적을 모방하여 서울의 서 주사 집으로 편지하기를, 딸 연희의 혼약을 파하고 황공삼과 성례하도록 하라고 이른다.
서 주사의 어머니와 부인은 그렇지 않아도 점쟁이 말에 현혹되어 자녀의 정혼을 마땅하지 않게 생각하던 참이라 김 의관에게 퇴혼을 통고하고 황공삼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른다. 연희는 사세가 불리함을 깨닫고 자살을 하려다가 영록으로 인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영록과 더불어 가출한다.
다행히 영록의 고모의 보호를 받으며 성례를 하여 내외가 되나 행패를 일삼는 황공삼의 추적을 피하던 끝에 그들은 강에서 사경을 겪다가 서 주사에게 구사일생으로 구출된다. 한편 황공삼은 김 의관을 죽이고 자기가 부리는 하인 노파마저 사지에 몰아넣은 다음 멀리 잠적해버리는데, 영록과 연희는 복수를 맹세하고 제각기 황공삼을 찾아 떠난다.
쫓거니 쫓기거니 하면서 진남포 방면에 이른 이들은 권모와 은혜와 원한이 뒤바뀌면서 풍파를 겪다가 마침내 숙원을 이룬다.
주인공의 설정을 선과 악으로 대립시킨 이 작품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소설이며, 애정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흥미 위주로 사건을 전개한 통속물로 평가된다. 이해조의 후기 작품 특징의 하나인 친일적 성향이 이 소설에도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