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목단화(牧丹花)’로 되어 있다. 1911년 광학서포(廣學書鋪)에서 발행하였고 ‘가정소설(家庭小說)’이라는 표제로 광고되었다. 이인직(李人稙)의 「치악산(雉岳山)」을 잇는 하편(下篇)으로 알려졌다.
개화인 이참판의 딸 정숙(貞淑)은 신학문을 공부하던 중 박승지의 며느리로 출가하지만 신학문을 반대하는 박승지의 노여움을 사 친가로 쫓겨난다.
과부로서 이참판에게 후취로 들어온 정숙의 계모 서씨(徐氏)는 마음이 편협하고 표독스러워 정숙을 미워하던 중, 남편이 수구파(守舊派)로 몰려 제주도로 유배당한 틈을 타 종 섬월과 짜고 정숙을 해치려 한다. 먼저, 정숙이의 종 금년을 양화진 물에 던져 버린 뒤 정숙에게 마수를 뻗친다. 정숙은 그들의 모의에 넘어가 창가(娼家)에 빠졌으나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는 등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러다가 황동지에게 구조된 정숙은 의주(義州)에 머물면서 학교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신학문을 펴 그곳 주민들의 환대를 받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금년을 만나게 된다. 한편, 창가에 팔려간 황동지의 딸 금순이는 때마침 유배지에서 풀려난 정숙의 아버지 이참판에 의해 구조된다. 이들을 모해한 계모 서씨와 일당 섬월·작은돌·정초시 등은 모두 감옥으로 가게 되고, 그동안 뿔뿔이 헤어졌던 정숙 일가는 오래간만에 웃음을 되찾는다.
이 작품은 20세기의 신풍조를 당하여 신학문과 신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여권신장(女權伸張)과 권선징악을 제시하였다. 한편으로는 고대소설에 등장하는 계모모해, 남녀이합(男女離合) 등의 관습적 소재를 반복한 점에서 개화이념의 추상성이나 신소설의 유형적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교사로서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기까지의 여주인공 정숙의 우여곡절의 행적과, 미신을 신봉하는 음흉한 계모 서씨부인의 범죄와 처벌 과정을 주축으로 하여, 추리소설적 양상을 띠며 재판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구소설의 상투성과 신파조 복수담이 혼합된 형식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