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5월 2일부터 7월 6일까지 『매일신보(每日新報)』에 연재하였으며, 1913년신구서림(新舊書林)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이 소설은 한말 노령(露領) 노동이민을 다룬 작품으로 그 소재의 특이성으로 해서 이해조의 멕시코 노동이민을 다룬 「월하가인(月下佳人)」과 육정수(陸貞洙)의 하와이 이민을 다룬 「송뢰금(松籟琴)」과 함께 주목되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몰락한 시골 양반의 아들 강한영이 노령 추풍(秋風)에 농촌 노동자로 떠난 다음 그 가족이 남편을 찾아 노령으로 들어가는 파란만장한 과정을 그린 것으로 되어 있다.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홍씨 부인은 어린 아들 동이를 데리고 모진 고생을 하며 겨우겨우 살아간다. 그러다 몇 해 전 집을 나가 소식이 없던 남편 강한영에게서 그 동안 간도(間島)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림을 장만하였다는 소식과 함께 가재를 정리하여 추풍으로 오라는 편지를 받는다.
시동생 강위영과 함께 가산을 정리하여 남부여대(男負女戴)로 길을 떠난 이들은 해삼위(海蔘威, 블라디보스톡)까지는 무사히 이르렀으나 그곳에서부터 수난을 당한다. 노자를 아라사(지금의 러시아) 돈으로 바꾸어 가지고 있던 강위영은 청인(淸人)의 흉계로 돈을 강탈당하고 죽음의 함정에 빠지게 되고, 시동생을 찾아 나선 홍씨 부인은 방인철·방의철 형제의 꾐에 빠졌다가 도망치게 된다.
한편 강한영은 기다리다 못해 추풍을 떠나 고향에 돌아와보니 처자는 없고 내친걸음에 서울에 올라가 친구 집을 찾아갔다가 뜻밖에 남의 일에 연좌되어 옥고를 치르는 등 고생을 하다가 가족을 상봉한다. 그러는 동안에 강위영과 민장 부인은 방가 형제에게 복수를 하고, 강한영 일가는 다시 고향에 돌아와 단란한 살림을 차리게 된다.
이 작품의 주제는 고진감래로 요약될 수 있으며 선(善)의식과 정의감 고취에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작품 중반부터 신파조 활극으로 전개되어 사건소설로 전락한다. 특히, 이 작품에는 친일적 경향이 강하게 노출되어 있는데, 주인공들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귀신같이 나타나는 일본인 구원자에 대한 작가의 우호적 묘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는 청인에 대한 극도의 적대적 서술에서 더욱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