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석인본. 현손 자명(子鳴)이 편집 · 간행하였다. 서문과 발문이 없다. 전북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에 세계(世系), 오언절구 19수, 칠언절구 267수, 권2에 오언율시 41수, 칠언율시 65수, 부록으로 행장 · 만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문집은 전란을 거치면서 대부분 불타 없어지고 시편만 남아 있다. 이 중 오언절구는 벗 송영구(宋英耉) · 이귀(李貴) · 김자선(金子善) 등과 명승지를 유람하며 남긴 것과 그들의 부임을 송별하는 시이다.
칠언절구는 당시 당파 싸움과 전쟁을 거치면서 피폐해 가는 국운을 한탄하고, 초택에 은거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와 흐르는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들이다.
「차증황사숙신(次贈黃思叔愼)」 8수는 절친한 벗 황신(黃愼)에게 부치는 시이다. 인군을 향한 충정, 자신의 고독한 처지, 젊은 시절 옛 친구들에 대한 추억, 치정(治政)을 바라는 지극한 염원 등이 담겨 있다.
이밖에 정유재란 때 관동(關東)으로 피난했다가 청주(淸州)에 머물면서 지은 「정유란후자관동(丁酉亂後自關東)」 및 송인수 · 김장생(金長生) 등에게 주는 시는 그의 행적과 거취를 살필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숙훈자오정팔경(李叔訓自娛亭八景)」 · 「도천나은정(道川懶隱亭)」 · 「채운취은정(彩雲醉隱亭)」 · 「춘포농은정(春浦農隱亭)」 · 「서포어은정(西浦漁隱亭)」 등은 「소상팔경(瀟湘八景)」의 형식을 취해 지은 시이다. 당시 은거해 지내는 문인들이 정자를 중심으로 형성한 문인 활동의 일면을 보여주며, 또한 그 문학적 가치도 주목된다.
칠언율시에는 젊은 시절에 지은 작품들로서 시사(時事)에 대한 토로 및 우국상념(憂國傷念)이 짙게 표백되어 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차증김정화(次贈金正和)」 · 「대한가(大旱歌)」 등에서도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