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원 특유의 전각 가운데 하나로서 한국불교의 토착화 과정을 일러주는 좋은 증거가 된다. 산신은 원래 불교와 관계가 없는 토착신이나, 불교의 재래신앙에 대한 수용력에 의하여 먼저 호법신중(護法神衆)이 되었다가, 후대에 원래의 성격을 불교 안에서 되찾게 된 것이다.
산신각에는 호랑이와 노인의 모습으로 묘사한 산신을 봉안하거나, 이를 탱화(幀畫)로서 도상화한 그림만을 모시기도 한다. 산신신앙은 불전(佛典) 안에서는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없으며, 우리나라 특유의 산악숭배신앙과 관련이 깊지만, 우리나라 불교사의 초기 및 중기의 사찰에서는 산신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차차 나타나기 시작한 산신각은 하근기(下根機) 사람들을 위한 방편으로 건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산신은 가람수호신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산속 생활의 평온을 비는 외호신(外護神)으로서도 받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불교 본연의 것이 아니라 하여 전(殿)이라 하지 않고 반드시 각(閣)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다. 현재 이 산신각에서는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 기도가 많이 행하여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에는 산신각이 갖추어져 있다.